사람들은 끌려다니지 않는다. 아주 조금 마음에 난 길을 따라 가려할 뿐이다. 마음보다 낮은 길을 내어주어야 그리로 마음을 흘린다. 쪼르륵. 그렇게 마음이 다가선다. 마음이 다가온다. 움직인 거리만큼만 마음은 생각한다. 마음은 절대 앞서는 법이 없다.  그렇게 마음은 두리번거린다. 사람들은 끌려다니지 않는다


 

사람들은 홀려다닌다. 홀려서 마음줄을 놓쳐서 깃발을 따라 다닌다. 홀려서 마음으로 난 길을 잃어버린다. 어디까지 온 줄도 몰라, 마음은 올라온 깃발을 따라 그냥 간다. 땀도, 걱정도, 지난 격정도, 지난 한숨도 잊어버리고 쓸려다닌다. 마음은 없다. 끌려다닐 뿐. 깃발이 멀어지거나 너무 떨어지거나 안개에 가리거나 웅성거리는 시장통을 지나자 갈길이 막힌다. 사람들은 홀려다닌다.


 

사람들은 힘든 수고만큼만 기억해낸다. 마음을 준 만큼만 숨쉬고 땀흘린다. 땀흘린만큼만 뿌듯을 삼킬 수 있다. 마음길은 거슬러 온 길로 갈길로 그 농도만큼만 번진다. 사람의 호흡만큼만 그 길을 간다. 마음의 호흡만큼만 번져나간다.

 

 

볕뉘. 깃발을 드는 이들이 걸린다. 전부라는 듯, 먼저라는 듯 외침에 가까운 동선이 걸린다.  그래서 거기에 끌려가는, 끌려갈 모습이 걸린다. 깃발도 수선을 해야 할 것이고, 올렸으니 내릴 수도 없는 일이다. 어쩌지 못할 것이 보이니 마음에 걸린다. 어쩌다 제도에 포획되어 제도 밖은 관심조차 없으니 안타깝다. 어쩌지 못하는 일을 벌여 어쩔 수 없는 인질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좌불안이다. 뒷걸음질에 주춤 주춤 앞으로 나갈 일들이 더 걱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