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인이 제너럴리스트라고 말한다. 저술가로서 그의 입지는 20-30년 뒤 다시 출간되는 서문들에 자신감으로 녹아있다. "다시 살펴보았는데 별반 고칠 것이 없다. 그래서 그대로 출간하거나 살짝 다른 곳에 쓴 글을 넣었다."라고 한다. 자신감이 좋다. 강연 속에 녹아있고, 책들 사이 디테일로 번져있다. 가을 어느 날 불쑥 들어온 그의 글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Generalist!!" 리차드 세넷에서 이어지는 읽기다. 공명이기도 하다. 사실 설렌다.
2.
아직 본격적인 독서를 시작하지 않았다. 송기정교수의 강의와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안의 기억을 반추하며 시대를 읽고 있다. 같은 삶의 경험과 패배, 그 아픔들로 이어진 삶의 근육들이 녹아있는 그의 소설에는 약 250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고 한다. 인간희극이라는 기획으로 그의 작품 바탕은 풍속연구, 철학연구, 분석연구으로 나눠져있다. 주인공은 작품 여기저기에서 삶을 살고 이어가고 있다한다. 말년 연인이자 마음의 은신처였던 남편과 사별한 한스부인과 결혼을 하지만 몇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게 된다. 낭독해주는 대목들이 너무 끌려 궁금하다. 그 때 세상은 5년, 10년, 15년 단위로 바뀌고 급변에 급변을 거듭했는데 이 세상은 그래도 참 고요하다 싶다.
3.
보고싶지 않다. 재앙이란 단어만 들어도 몸서리쳐지는 지금이다. 검색되어 나오는 관련 책들. 눈길을 거두고 싶다. 기술을 손아귀에 넣지 못할 때, 마치 불을 제대로 다루면 따듯함과 안락을 주지만 화마로 번질 수밖에 없음은 비극이다. 칼 폴라니가 자본이 사회 속의 인간과 자본에 발라져 나온 것처럼 기술은 인간과 예술에서 따로 떨어져 나왔다. 비극은 사람만이 멈출 수 있다. 멈추거나 중단하고 사람의 손길로 조련되어야 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