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급중상계급의 응답자들이 심미적 평가를 한 반면, 노동계급 응답자들은 감정적 평가를 했다. 434


노동계급 사람들이 낭만적 순간을 창조하는데 정말로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간계급과 중상계급 응답자들에게는 낭만적 분위기가 표출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자아 개념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443


노동계급 응답자들의 경우 인터뷰의 평균 길이가 한 시간이었다. 반면에 중간계급과 중상계급 응답자들의 경우 인터뷰는 빈번히 두 시간 이상 계속되었다. 노동계급 사람들은 짧고 사실적인 답변을 한 반면, 중간계급과 중상계급 응답자의 어조는 기탄없고 밝았으며 자주 내밀했다. 445


중간계급과 중상계급 응답자들은 노동계급 응답자들보다 낭만적 순간의 육체적, 물질적, 분위기적 요소에 대하여 훨씬 더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453


인터뷰에서 낭만적 기억은 전형적으로 중상계급 응답자들보다 노동계급 응답자들에게서 시간적으로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를테면 한 노동계급 남성은 '12년전'의 경험을 거론한 반면, 중상계급 응답자는 며칠 전 또는 인터뷰 바로 전날에 일어난 낭만적 순간을 언급했다. 노동계급 응답자들 중에서 인터뷰 일주일 전에 낭만적 저녁을 보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461


중상계급 커플에서 남녀 모두가 '이야기하기'에 놓은 가치를 부여한 반면, 노동계급 커플 가운데서 그런 대답을 한 것(하지만 논쟁과 지적인 도전에 강조점을 두지 않는다)은 여성들뿐이다. 475


중상계급 사람들은 일단 초기 흥분 단계의 뒤를 이어 편안함의 단계에 도달하면, 시장으로부터 자극을 획들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강렬한 의사소토 유형을 유지함으로써, 그들의 낭만적 경험을 바로 평범한 것의 텍스처 내로 통합시킴으로써 권태를 회피할 수 있다. 이로부터 도출되는 필연적 결론은 중상계급이 지속성과 장기성을 요구하는 사랑 정의와 강렬하고 쾌락적인 유대로서의 사랑 정의 간의 문화적 모순에 대처하는 데 더 잘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491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실생활에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들의 삶이 '결핍'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제한된다고 제시한다. 노동계급 남성들에게 그들의 직업이 요구하는 감정적 억압과 언어적 표현의 불신은 노동계급 여성이 채택한 중간계급의 친밀성과 표출성의 이상과 상충한다. 즉 그들의 삶의 조건, 다시 말해 소득, 여가시간, 교육의 한계는 노동계급이 '낭만적 꿈'에 접근하는 것을 더욱 방해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간계급, 그리고 더욱 특히 중상계급에서의 자기 인식과 표출적, 대인관계적 기술에 대한 관심의 집중은 이 집단의 여성들이 이룩한 일터에서의 최근 성과와 마찬가지로 젠더 차이를 완화시키고, 그들의 관계를 미디어가 조장한 낭만적 기준에 부합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506


이로부터 세 가지 일반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1) 사적 삶의 영역과 상품 교환은 중간계급과 노동계급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교차한다. (2) 로맨스는 우리의 사회구조에 불평등하게 분포된 하나의 재화이다. (3) 사랑은 일터에서 이미 일정 정도의 객관적 자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만 개인적 자유를 제공한다.  507


 

근대성은 사랑의 의미에,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과 도덕적 덕성 간의 관계에, 그리고 헌신의 소멸과 전근대적 사랑의 안정성 간의 관계에 회복할 수 없는 상실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실은 우리가 우리의 낭만적 삶을 더 많이 통제하고, 더 많은 자기 인식과 더 많은 양성평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이다......예측 가능한 미래에 대부분의 사회에서 평등과 자율성의 이상은 그것들이 탈근대 문화의 쾌락주의적, 공리주의적 특성과 지속적으로 결합하는 대가를 치르고서만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사랑의 탈근대적 조건이 가져온 상실과 이득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우리에게 우리의 낭만적 운명과 사회적 운명 모두를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509

 

 

볕뉘.

 

1. 지금 여기  이 세상은 노동도 판도라의 상자에 감금해두고, 계급이란 이야기도 건네지 못한다. 가진자와 더 가지려고 하는 자에게만 말과 칼, 그리고 권능이 주어져 있다.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 마지막 장 '사랑의 계급'이다.  일과 비루한 사회에 목이 메여있는자는 그만큼 살과 근육을 탐한다. 로맨스로 피난가려하나 신에 귀의하는 것처럼 그 로망이 실현되기는 복권당첨만큼이나 어렵다. 로맨스도 사랑도 연애도 이렇게 계급에서 자유롭지 않다면, 사회가 유아기를 너머서며 삶의 질을 서로 건네려면, 우리 사회가 참 이야기를 건넬 것이 많은 것 같다.  서로 가져가는 불평등을 짚고, 노동을 이야기하고, 계급도 이야기하고  로맨스의 경중완급도 나눌 수 있으려면 참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2. 노동자들이 이 글을 읽고 중간계급, 중상계급처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들을 제시하라고 할 수 있다면...그런 사회를 꿈꿀 수 있겠는가?

 

3. 물론 이 책의 전제는 사람들이 꿈꾸는 로망이라는 것 역시 자본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은 것이라고 한다. 자본주의란 사회 안에서 그 이해를 통해 조금은 낭만적 운명을 가늠해볼 여지를 살펴보았다는 점이며, 사회적 운명을 건들지 않고서는 가늠한 로망 역시 위태롭기 그지없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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