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민족들을 다룬 글들과 외국을 다니다 보면 미국과 서유럽이 인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독특하고 예외적인 곳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인류학자들의 책을 보면 세상에는 실로 무수한 도덕적 질서가 있는데, 미국과 서유럽은 그것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단출하게 간추린 새로운 사회였던 것이다. 46


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에게서 도덕성 영역은 피해나 공평성의 문제를 훨씬 넘어선 곳까지 뻗어 있었다. 63


마골리스 덕분에 나는 감정과 인지를 반대로 보던 틀을 내던질 수 있었다. 모든 형태의 판단이 그렇듯 도덕적 판단 역시 인지 과정의 하나라는 것을 그의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셈이다. 한편 정작 중요한 구분은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인지 과정 사이에서 해야 하는 것이었으니, 바로 직관과 추론이다. 101


 

너무 뻔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우리 중 도덕이나 정치 논쟁에 들어가면 우리의 바른 마음이 기다렸다는 듯이 전투태세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기수와 코끼리는 척척 호흡을 맞추어 함께 공격을 막아내는 한편 적진을 향해서는 말발로 무장한 수류탄을 힘껏 내던진다. 그 모습에 우리 친구들은 감동에 젖기도 하고, 동맹들은 내가 팀에 헌신하다고 생각해줄 것이다. 그러나 적들은 이들과 달라 내가 아무리 훌륭한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고 해도 마음을 바꿀 리가 없다. 그들 역시 전투태세에 돌입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이나 정치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정말로 누구의 마음을 돌려놓고 싶다면, 나 자신의 눈으로는 물론 그 사람의 눈으로도 사물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순간(깊이 있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그 반응으로 어느새 나 자신의 마음이 열리는 걸 느낄 것이다. 공감이야말로 서로가 바르다고 확신을 녹이는 해독제이다. 물론 서로 다른 도덕적 가치관을 허물고 서로 공감한다는 것이 몹시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109

 

 

뱀발.  짬을 내어 읽고 있다.  어제는 안강에 한옥 노가가를 온 친구들을 만나다.  참 걍팍한 세상이다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술에 취하다. 여전히 책은 그자리에 버티고 서있지만... .. 그리고 책은 쓸만하다. 쓸만한 것을 바라는 것을 여기저기 모아져 있는 듯...선거 평가 관련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꼭 보셔도 좋을 듯하다. 제목을 염두에 두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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