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누리당지지자인 그는 주말 식구들과 투표를 하였다고 한다. 대학생인 자녀들도 여당에 투표했다고 한다. 청춘들이 굳이 여당성향인지 그는 잘 모르겠다'고 흘린다. 그 말을 듣고 여운이 가시지 않아 착찹하다. 집안의 분위기도 읽히고 야당의 지난한 헛발질도 걸리고 진보단체의 한계와 현실도 어른거리고 몸담은 일터의 자맥질도 걸린다. 촛불한번 가보질 않고 인문사회과학 책이라는 것이 있는지 필요한지조차 의식 못하는 이들로 넘친다. 그래도 잘 살고 있다 주장하는 평생 여당, 평생야당 우리에 갇힌 이들로 흥건하다. 술 한 모금 하지않는, 하고싶지 않은 어제였다.

 

 

 


2. 

 

 

 4.16 49재인 오늘은 비가 내린다.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 교육감 후보를 말이다. 내일 야당이 되고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렸으면 한다. 당선자들이 되기 위해 받은 공약집을 조목조목 실현해내기 위해 겉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들고 다니겠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재삼재사 다짐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면교사처럼 온탕과 냉탕을 오고가는 우리의 열광이 더 두렵고 안타깝다. 당선자들 가운데 선택받았다는 명분으로 듣기 싫은 소리를 없던 소리로 치부할 것이며, 입성을 통해 생기는 자리를 채우는 이들로 해서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익힌 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수당의 목소리는 아예 흔적조차 발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당선이 되면 후안무치한 이들도 곳곳에 나타날 것이다. 사실 돌려막기가 싫다. 울분과 각성과 피고름이 이렇게 어느 한쪽을 몰아주다가 끝날 것 같아 안타깝다. 여기에 있는 당선자들에게 구걸이라도 하고 싶다. 소수당에게도 정책이나 정치의 수렴창구라도 열어달라. 숙의민주주의 방식이야 얼마든지 많으니 정치인들의 물꼬와 인연을 만드는 일만이라도 임기내에 해주라고 말이다. 여전히 여당-야당과 인물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 힘이 없는 자들에게 과연 정책연대라는 것이 있었는가, 그렇게 해서 정책을 실현해주었는가 되묻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정책을 비루하게 여는 당신들을 더 믿고 싶어지는 하루다. 차악을 위해 가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뱀발.  답답한 며칠, 건너 모임도 생각났지만  바닷가 솔숲을 그냥 걷다. 미군과 한국군 위령비 그리고  마을의 안위를 빌던 제당을 지나친다. 해수욕장 뒷골목 낡은 집들은 유행에 바랜 듯 문은 잠겨있고, 반쯤 무너져...거꾸로 20-30년전 한창 때를 알려주고 있다.  포장마차라도 찾아 무작정 술을 따르고 꿀꺽 빈속에라도 부어야 할 것 같은 날.  평범한 중년친구의 한마디에 휘청거린다. 살피니 잔치 뒤의 일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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