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문제는 물론 만성적인 고질적 빈곤에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박탈과 갑작스런 궁핍은 불평등의 성질-과 인과적 영향-이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이 상대적으로 평등한 소득 분배와 함께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널리 그리고 정당하게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 나라는 민주정치가 부재한 가운데, 위기 상황에서 모두가 공정한 정치적 관심을 보장받지 못했다. 특히 이 나라는 어떤 사회적 안전망도, 보충적인 보호를 위한 빠른 반응 체계도 마련하지 않았다. '평등과 함께한 성장'이라는 예전 경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불평등과 거침없는 궁핍의 사태는 나타날 수 있다." 277
기근과 기타재난 - 기근의 발생 현장에 농산물이 남아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잊기 쉬운 것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시장이 그물망처럼 출렁이는 상황에서 원론적인 대응은 기근을 해결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아마티아 센은 기근은 대부분 가난한 이에게 먼저 덮치므로 이들에게 고용의 형태나 소득을 올려주는 방향만 잡더라고 역사상이나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기근의 참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사회문화적인 양태로 그 나라는 야당의 존재이나 정보에 대한 공개여부만으로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결국 민주주의와 같은 사회문화자본이 불현듯 닥친 기근같은 참사를 줄이고 해결하는 기본적인 사항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 북한의 경우도 야당의 존재부재나 정보의 통제로 인한 문제점 노출,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정보의 통제와 민주주의의 후퇴가 사회적 약자의 기근이나 재난에 지극히 취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뱀발. 서구학자들의 말이라면 꾸벅거리다 못해 굽신거리는 이들은 벌써 1999년에 지적한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정말 잃어버린 10년을 거꾸로 살리겠다고 한 것이 국민들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누리던 군사문화의 향수와 무지와 몽매를 즐기고 싶던 것은 아니었는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가장 기본적인 정보, 언로의 소통과 표현의 자유가 안전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재삼 확인한다. 사회의 음지에 대한 세세한 통계 역시 필요하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시 찾은 10년이 이렇게도 처참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인가? 정치꾼들은 제발 이 책의 한국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이라도 읽어보고 시정과 국정에 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