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새해가 되면
 다 새해를 가슴에 안고

 

 한가위가 되면
 다 고향과 달을 가슴에 안고

 

 단풍이 들면
 다 붉은 마음 가슴에 적시고

 

 첫눈이 오면
 다 애틋한 마음 나누던 이들도

 

 얘기의 팔할을 내돈 내집 내새끼
 걱정의 팔할을 먹고살기만
 힘의 팔할을 죽고살기로 쓰는데

 

 어쩌다
 첫눈처럼
 단풍처럼
 한가위처럼
 새해처럼

 

 힘의 팔할을 세상에
 걱정의 팔할을 사회에
 얘기의 팔할을 우리 새끼들 우리 살림살이 우리 세상을 끼워넣는다면

 

 이딴 식으로 이런 식으로 이렇게는 살지 않아
 이렇게는 살 수 없어 이렇게는 무너지지 않아

 

 

뱀발. 비관과 낙관 사이 아마 그 길을 걷겠지. 국가의 정체를 뒤흔드는 사건들이 숱하게 있어도 불감에 익숙한 제도는 법조항 하나도 바꾸지를 않는다. 순하디 순한, 착하디 착한 국민들에 비해 악하디 악한 무디기 무딘 제도는 그들의 관성으로 한줌의 이익을 위해 변함없이 움직인다. 끓어넘치지 않으면 그냥 모른척...모른 척...끓어넘쳐야 뜨거운 맛을 봐야 그제서야 마지 못한 듯 법과 제도를 뜯어고칠까? 아닐거야 그들은 고치지도 못할 거야. 아마 문구 하나 하나까지 정해줘야 할지 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