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뉘

 

1. 며칠 회식으로 바쁜 나날들 가운데 온전히 저녁시간이 난다. 찜해둔 카페 창가에서 손이 가는대로 책을 본다. 어제 밤부터 이어진 일본의 사상 1장을 완보한다. 천황제가 헌법과 일반 사람들에게 드리워지고, 전통이라는 것도 새것도 왔다갔다만 할 뿐, 숙성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제대로 짚어둔 것 같다. 우리의 상황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듯 싶어 마음찜을 해둔다.

 

2. 여행의 사고 둘 - 인도편을 눈여겨본다. 인도를 바라보는 눈이 극단에 머물 수 밖에 없는지 되짚고 있다. 가는 이들이 보고싶은 것만, 가장자리만 보려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말이다. 저자의 시선으로 좀더 가보면서 여행은 무엇을 느끼거나 담을 수 있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흔적을 조금 더 쫓아보기로 한다.

 

3. 웬텔베리의 생활의 조건은 오래되었으나 마음에 간 책이었는데 겨우 마지막 편이 마음에 찝힌다. 중농, 소농이 함유한 사회적 자본?, 상징자본, 경제적 유용성을 대농의 경우와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폴라니로 치면 자본의 길에 빼앗겨버린 것들을 다시 한번 사유하는 계기를 준다. 경제적인 관점은 미국이란 울타리 안에 있어 아쉬운데 물론 1980년대라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 초점을 맞춰 더 나가 보려한다.

 

4. 밤빛을 담고 돌아와, 역시 그동안 묵혀둔 김상봉님의 글이 잡힌다. 노동자의 경영권을 말하고 있다. 진보신당 강령 초안을 만드는 계기로 사고의 폭을 넓혀가고, 시급함을 추려낼 목적으로 출간한 책이다. 판단 보류...내용들과 속도도 큰 차이가 없어 잘 익히고 있지만 어떻게 사유해볼 것인가는 여전히 고민중이다. 

 

5. 카페 안에 세미나 중인 학생들도 있었구...제법 가정사에 드센 목소리에 독서 줄을 몇차례 놓칠 뻔하다. 그래도 어스름부터 파도소리 익는 불빛이 깊이 반짝거리는 시간까지 제법 알찬 마실이다. 새벽에 다시 마지막 책장을 더 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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