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손에 걸려 몇쪽을 넘긴다. 우리말이 밟힌다. 어쩜 이리도 고우냐! 어감이 살아있어 실물을 매만지는 듯하다. 밤 모임으로 이동하는 길, 다시 펼쳐든다. 국어사전 앱으로 하나하나 펼쳐본다. 꽃이름 하나 마음에 스며드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데, 말 하나 이리 자리잡아 놓은 것에 새삼 눈길이 간다. 봄 봄을 따라가본다. 여름에는 여름꽃들 사이로...그러다보면 말도 몸에 익겠지. 순우리말 주의자는 아니지만, 곱고 아름다운 말 앞에서는 무장해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