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은 안으로 굽다

 

오라고 한다. 모여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것 만들어놨으니 와야한다고 한다. 바라보는 빛은 점점 멀어지고 그림자는 더 짙게 드리운다. 마음에 맞는 사람도 이젠 개의털이다. 쥐의 뿔도 없다. '인생에 있어 친구 셋만 남아도 대단한 거다'는 말을 똥뒷간에 버리다보면, 보수 수구주의자의 진신사리이다. 가라고 한다. 가야 한다고 한다. 만들어놓은 것이 저것밖에 되지 않으니 가야한다고 한다. 오는 것에는 친구가 자꾸 줄어드니 아마 '오고'와 '가고' 사이 어딘가에 벗이 있을 거라고 한다. 팔만 안으로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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