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뺏지 맛들인 이는 제도 안의 길만 밝히고
바깥 오솔 길로 가는 이들을 꾀여
이 길이 돈도 되고 밥도 되는 길이라 한다.
도지사,청장 된 이들도 제도 안의 길만 밟아
곁의 사이길은 다 길이 아닌 듯
화수분같은 내 길이 최고라 한다.
정당을 하는 이들도 이 길이 최선이라
이 길 만이 곧은 길이라 한다.
달리 갔던 길은 수북히 잡초만 쌓여 걷는 이조차 없다.
함께 꾀하며 길게하는 것을 활동이라 운동이라 칭한다면
길은 큰 길만이 길인 듯 작은 길을 헤아리지 않는다
내가 놓는 길만 길일뿐,
섞어 문들어지는 왕년의 그 길들엔 마음의 지문조차 없다
협동을 하는 이들은 돈을 버는 일인지 공동체를 만드는 일인지
운동을 하는지 버무려 생각하지 않는다. 논쟁하지 않으며 다른 길을
아프게 삭히지 않으며 다른 길로 이어진 것인지 관심이 적다.
활동이라 주장하던 것, 운동이라 말하던 것, 운동권이라 불리우던 길들이
마치 하나의 길인 것 마냥 사이사이 난 길을 다 막고 막아 버린다.
언듯 보이는 다른 길을 보이지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아는 이, 공감하는 이, 만나는 이도 늘 같은데
다른 마음으로 다른 몸으로 난 길도 생각조차 않는다. 말하지 못한다.
다른 방식으로도 걷지 않는다. 다른 길로 묵묵히 가지 않는다.
제도밖으로 난 길들을 함께 동시에 논하고 품지 못한다.
제도안과 밖을 섞는 수많은 길을 미로로만 생각할 뿐...
과거의 길과 지난 삶의 경로만 길인듯 몸으로 기어가는 청춘의 길로 향하지 않는다.
생각으로 난 수많은 다른 삶을 탐하지 않는다. 막힌 길들과 가기만 하는 길을 동시에 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