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좋은 일터 앞마당

철쭉의 붉은 향기와 홍조는

콘크리트벽을 나비처럼 넘나들고 있다.


어제의 취기로

제새끼와 제밥그릇에 중독된 사회터의 잔영만

아지랑이처럼 어른거린다.

‘우리’만 남고, ‘남’은 남인채로

‘또우리’만 남고 ‘남’은 남인채로


공단변 유채꽃밭

노오란 사회터에 비정규직은 눕는다.

도처에 눕는다. 풀처럼 눕는다. 큰대자로 눕는다.


내 시선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뿐일 뿐,

내 살기도 바쁜 세상 남생각할 여유가 어디있는가?

오늘도 성에 벽돌 하나 더 올린다.

행여 남이 볼새라 마음의 벽돌하나 더 쌓는다.

행여 맘 한번 더 약해질까 모질게 눈을 질끈 감는다. 앞만보자


저 벽들 사이로 균열하나 생채기하나 나 있다면

저리 붉은 철쭉향기를 보내고 싶다. 그 붉은 홍조를 보내고 싶다.

그 붉은 향기로 들판에 널부러진 비정규직 맘 하나 훔쳐 넣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우리’에 끼워넣을 수 있다면

오늘도 콘크리트장벽으로 가서 균열을 찾고 싶다.

그 틈에 기대서서 철쭉향기를 보내고 싶다. 유채꽃의 노란 눈물을 떨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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