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들은 오래전부터 모든 정부를 곧 국가로 간주하여 비판했다. 모든 종류의 사회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는 그들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하지만, 국가와 정부는 다르다. 국가는 억압하고 착취하는 계급이 피착취계급을 규제하고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임이 분명하지만, 정부 내지 정치polity는 협의가 필요한 삶의 문제를 평화롭고 공정한 방식으로 다루기 위해 고안된 제도들의 총체이다. 공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서의 모든 제도화된 협의기구는 국가의 존재여부와 무관하게 정부의 형태일 수밖에 없다. 한편 모든 국가는 응당 정부의 한 형식이긴 하지만 계급 억압과 통제를 위한 폭력수단이다. 마르크스주의자와 아나키스트에게는 공히 곤혹스러운 것이지만, 피압박 민중들은 수세기에 걸쳐 군주, 귀족, 관료계급의 횡포에 저항하여 헌법의 제정을 요구했고 입헌 정부의 수립, 심지어 법률과 규범의 제정을 요구했다. 그뿐인가. 이를 문서로 공식 천명하는 운동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리버테리언들이 정부 자체를 반대하고 심지어 법률까지 반대하는 것은 자기 꼬리를 삼키는 뱀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국정운영과 정치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일 뿐 아니라 상호 반대되는 긴장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파들은 계속 이 둘을 같은 것으로 혼동해 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는 국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특권 계급의 이해관계 아래 시민을 지배하고 시민을 손쉽게 착취하기 위해 고안된 기구이다. 반면 정치란, 그 말 뜻 자체가, 자유 시민이 공동체의 일 처리와 자유 수호에 적극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는 1790년대 프랑스 혁명가들이 일컫던 시민주의의 구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라는 단어 자체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고대 아테네에서 이 말은 늘 민주주의와 함께 사용되는 가운데 시민에 의한 도시의 직접 지배를 의미하였다. 그러다가 수 세기에 걸쳐 이런 시민참여의 정치가 퇴락하고, 특히 계급이 형성되면서, 필연적으로 국가가 등장하고 그 국가에 의한 정치 영역의 침식과 합병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국정운영과 정치, 국가와 정부 그게 그거 아닌가요?  국정운영 잘 하면되고, 정치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구요. 하지만 북친씨가 토를 달죠. "정치란 자유시민이 공동체의 일 처리와 자유 수호에 적극 개입한 것"을 말한다 잖아요. "시민참여의 정치가 퇴락하고, 계급이 형성되면서 정부의 기능도 국가의 시녀역할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듯하네요. 그런데 북친씨의 지적처럼, 그  결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해본 적도 없어 대응도 천변일률인 것이 진보의 관행인 듯 싶은데요. 아닌가요? 민주진보세력이 있기나 한지? 집권에만 관심이 있어 잔잔한 변화의 키는 갖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닌가요? 이리저리 유행처럼 쓸리고 쓸려가는 것이 정치인 것처럼 말에요.  "정부 내지 정치polity는 협의가 필요한 삶의 문제를 평화롭고 공정한 방식으로 다루기 위해 고안된 제도들의 총체이다." 공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서 정부나 정치에 대한 구분을 할 필요가 있고 집요한 관철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여기지네요. 그런면에서 세세히 그 구조와 시스템, 관행에 대한 여러 제어기능에 대한 살핌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싶네요. 당연히 해야되는 것이나 해줄 것으로 아는 것. 권력과 실행의 문제는 다른 것, 국정운영과 정치는 별개로 구분해서 이슈를 살리고 만들어가야 함에도 오로지 한가지 문제로 뭉뚱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소비자로서 상품의 미묘한 차이는 구별하지만,  정치와 국가폭력을 구분해지 못해 다 쓸데없는 것이라고 자기발등을 찍는 것이 일상이잖아요. 살려야 할 것은 2트랙이든 3트랙이든 정치란 고기맛이 부위별로 차별화되면서 각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되는 것 아닐까요? 소비자로서 미묘함은 정부와 정치의 미세함으로 넘어서서 그 굵직굵직한 질곡, 거꾸로 자본으로 수혈하는 정책과 정치들을 말라버리게 해야되는 것은 아닐까요? 진보는 구분해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가는 길을 뚜벅뚜벅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진보의 로드맵은 정치나 정부의 설계도에서 공용이나 공유하는 부분이 정말 많은 것은 아닐까요?  30년뒤, 20년뒤, 10년뒤의 지점부터 거꾸로 거슬러올라오는 시나리오를 서로 쓰다보면....같이 쓰다보면....큰정권의 길도 좋지만 작은 숨결같은 작은 정치의 길들을 서로 샘나게 그리는 일들... .... 이렇게 하면 북친씨!!  조금 마음이 놓이나요?? 알아들어 먹은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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