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우리 마음 한점 한점 만나 불꽃을 낸 적 있느냐 우리 고민 한점 한점 섞인 적 있느냐 늘 대의에 충실하다고는 하지만 그 대의 믿을 수 있느냐 어쩌면 우리라는 실체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은 아닐까? 믿고 의지하는 이들의 마음 속, 그 따듯함이 한점한점 섞이면 얼마나 좋을까? 점-선-면 어느 화가의 책이름이긴 하지만 훨씬 더 그 이전부터 아끼고 사랑하는 말이다. 나와 너가 점으로 만나다보면 점과 점이 선이 되고 나-너의 흔적들 그 선들과 선이 만나는 날 마음은 요동치기도 할 것 같다. 언제부턴가 점과 점이 만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고 그렇게 만나 마음이 사르르 녹아 더 큰 점이 되는 일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마음을 살피고 보듬다가 일상에 새긴 선들을 음미하는 일들은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도 여전히 점과 선, 선과 면....의 낙관을 믿는 편이다.

 

 

점선과 실선

 

실선은 너무 강하다. 그래서 주저스럽긴 하다. 점선 약하디 약하지만 없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나와 너 사이  점 점 점점   점....약한 관계가 좋다. 늘 강렬함만 원하는 나이가 아니어서 좋다. 점선의 점 점  점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 좋다. 그렇게 너와 약한 관계도 좋다. 너무나 뜨겁지 않음. 또 다른 온도의 마음의 선을 유지할 수 있어 괜찮다. 그렇게 조금 낯선 이들과 관계맺고 싶다. 조금 더 다른 생각, 튀는 생각, 낯설 일상들을 나누고 만들고 싶다. 그러다가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실선이 되어 또 다른 이에게 점 점...선을 내밀고 사귈 수 있다면 말이다. 점선과 실선은 날선 우리 몸을 많이 열어준다. 점선을 이야기하는 순간 님이 열어두는 마음 안에 내 마음이 비칠 수 있어 설렌다. 실선을 이야기하는 순간 채곡차곡 다져온 따듯함으로, 그 따듯함은 또 다른 점선들에게 열려 있어 든든하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만 남긴 채  님은... ... 님은 좋다. 그 대명사의 온도의 추락과 부상을 다 담고 있다. 님은 때때로 뜨거움을 식힐 수 있어 좋다. 님은 때때로 차거움을 따듯하게 해줘서 좋다. 나-너,  너가 님이 되어 늘 기다리고 설레게 하는 순간. 님으로 발화하는 순간, 님의 금빛을 안을 수 있어 좋다.  바람, 하늘, 꽃, 숲, 나무, 길......그 사이사이 나눈 마음은 여전히 늘 기다린다. 더 기다려진다. 그리워 너를 그린다. 그리워한다. 책마실길, 몸마실길......그래 사람마실 길로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꼴깍 삼킨다.

 

 

시공간

 

 울타리 안에 머물다보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내맘같지 않다. 그래서 물끄러미 그 말앞에 생각을 붙인다. 생각시공간 - 몸도 삶도 담보를 잡혀있지만 생각이라도 마음껏 풀어주고 싶다. 책그늘에서 만난님과 생각을 섞고 나누다가 어쩔 수 없음에 낙담도 한다. 그래도 생각끈을 가진 이들과 같은 시공간을 살아내고 있음에 감사한다. 공간과 시간, 거꾸러 거스를 수 있을까 시간을 짓거나 만들 수 있을까?  공간을 꾸미거나 만들 수 있을까 새로운시공간을 꿈꾼다. 아직 마음으로만 꿈꾸지만 너-나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섞다가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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