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는 완도와 음악에, 한 친구는 한옥과 목수일에, ㅇㄹ은 일터란 오지에 유배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바늘처럼 찌른다. 16~17년전의 기억을 뒤로 하고, 활동의 장에서 아예 물러서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다가 그대로 유배지에서 주저앉아 농도 깊은 일을 아로새기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왜 스며든 것일까 ㅡ 아픔이나 슬픔이나 외로움이 익숙할 때도 되었는데, 해야될 일들이 파도처럼 철썩거리며 드나들어서일까 ㅡ 답답함이 벽돌처럼 앞을 쌓고 있어서일까 ᆞᆞ 문득 가시처럼 박힌 생각이 자꾸 마음을 헤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