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난 늦은 밤 폰에 연락흔적이 남는다. 걸음 걸음 찾아간 소극장 무대. 나무밴드 노래가 흐르고 편안한 자리에 흥겨움이 잔뜩이다.  즉석 만찬자리. 쉴새없이 무대를 채우는 배우들의 움직임이 날렵하고 야무져 빈틈이 없다.  약속에 없던 만남! 늦은 시간 뒤풀이 자리를 채운다. 자리를 옮겨 공통약수인 노래와 지인의 만남 속으로 헤집고 들어간다. 편안한 일상을 거스르는 편린들의 삶, 박사 공무원을 팽개치고, 삼성이란 직장을 그만두고 삶터를 달리 잡아 귀농하신 분들, 싱어송라이터인 아들 동*,  지방소극장 극단대표, 젊은 배우들... ...

 

 

어느새 아버지가 되어, 욕심이 검질기게 붙어있거나, 열리지 않는 완고함의 더깨가 발바닥의 각질처럼 앉아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수만큼 삶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삶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다. 삶은 여유있는 자들의 몫이 아닌데도 금기처럼, 아니면 현실의 압박에 밀리거나 자칫 낭만이라 여겨 한켠으로 미루어졌던 것은 아닐까? 무지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이런 삶에 가로지르며 흔적을 남기는 것이 지금인지도 모른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삶에서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짓을 본다는 건, 마치 춤사위를 보는 듯하다. 한 소절, 한마디의 대사, 농사짓는 한땀의 땀방울이 힘이  한발치 떨어진 나에게도 전해진다. 세상의 뭇매, 돈의 뭇매가 강하더라도 그동안 지켜온 삶의 이력들이 고맙고, 지켜낸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되는 만찬의 자리는 강열하다.

 

 

새벽이 익어  동백꽃처럼 떨어진다.


어느새 밤은 깊은데  기운이 안개처럼 스며들어 뚝뚝 떨어지는 밝은 어스름이다.

 

 

뱀발.


1. 지난 밤 한밭 신 문화의 중심 골목에서 연 콘서트에 다녀오다. 몸도 물먹은 솜이불처럼 가라앉는 날, 마음이 싸해지는 만남이라 적잖이 부담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돈맛으로 움직이는 음반시장의 흔들리는 유혹은 더 강렬했다고 하는데, 모질게 마음 먹는다고 한다. 동의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완도 옆에는 맑은 섬들이 있다. 고금도, 신지도, 청산도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문화의 자장이 달리 움직이는 곳이고 시간이라는 조바심만 열어둔다면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싶은 것을 더 채우다보면 나무 곁의 사람들 도움말처럼 편히 익어 흘러넘치지 않을까 싶다.


2. 노래가 좋단다. 3곡 [사랑이 아냐],[세상이 나를 살게하고], [아버지] 그리고 다른 곡들은 듣고 또 들어도 물리지 않는다. 아픔이 배여나와 들을수록 진하다.


3. 연인인 젊의 배우들의 끼가 넘쳐 숨돌릴 틈도 없이 웃다나니 취기도 사라진 아침이다. 쌀쌀함이 추위로 바뀌는데도 아빠의 너그러움을 고스란히 받은 동*(여유)의 자작곡의 노래를 듣지 못해 아쉽다

 

4. 너무 가까운 나무라 주례사도 소개도 하고싶지 않았는데, 들을 때마다 아리다. 세속이 묻어있다는 노래가 맴돈다.  아주 많이 마음을 흔든다. 듣고 밤새 울었다는 그녀의 맘이 정직한거다.  기죽지 말고 힘내... ... 살아지지 않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지는 사람들 보다 많아질 때까지..그렇게 사는거다. 바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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