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 잘 드셨습니까?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밥먹는 일이 어찌 정치와 관련있다고 하시는지? 누근들 알겠습니까만 저명한 학자들이 그렇다고 하니 한번 더듬어 볼랍니다.  소반에 어른하고 숨소리도 못내고, 수저도 제대로 뜨지 못했던 기억이 많지요. 식사 문화가 자못달라 비교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지만, 암튼 시대도 많이 바뀌었으니 반숙-익힌거-생거에 한번 익숙해져 봅시다.

격식을 차리자니 거북하지만, 식성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합니다.

뭐 시키면 "귀찮은데 통일하지요."이런 것으론 곤란하죠.

군대 짬밥 역시 곤란합니다. 좀 있어 보이게 요리한번 드시다고 칩시다. 그래야만 이해갑니다. 한끼 떼운다고 여기지 마세요. 그러면 할 말이 아무것도 없어집니다.

식성이 다르면 좋아하는 것도 다릅니다. 내가 맛있다고 권한다고 해서 들 것이라고 장담해서는 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양가가 있다고 해서 드실 거라고 선판단해서는 되지 않겠죠. 식성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4당 4색인 한집에서 정치이야기를 하려면, 본디 다른 것이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내 영양가와 맛있는 것이 있다고 권해보았자 아무런 소용없습니다. 그러면 식사 분위기 뭐 같아집니다.

꼭 정치이야기만 할 필요는 없겠죠. 식단에 요리 종류가 다양하듯, 토론이 되든, 진검 승부를 하든 주제는 가지가지 입니다.  문제는 차이를 인정한다면 어떻게 식사를 즐겁게 하느냐입니다.  자신만의 취향, 자신이 좋아하는 식성을 드러내지 않으면 멋진 식사분위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야 배려할 수 있겠지요. 먹어 보지 못한 음식이라면 시식을 해보니 이러이러한 것이 좋더라구 권할 수 있겠죠. 몸에도 좋다고 하면 입에도 대어 볼 수 있겠죠. 싫어한다고 강요하면 되지 않습니다. 식사 분위기까지 달라질 수 있으니 낭패죠. 소화도 되지 않고..

주제는 애들키우기, 독서토론, 페미니즘, 사회운동, 현시국 등 다양하겠죠.

그 다음은 뭔가 문화충돌을 원한다면 밥때가 중요하다는군요. 모처럼 식사초대를 해놓고 후다닥 먹어치우고 보낸다면 뻘쭘하겠죠. 또 너무 오랜시간 함께 한다고 해도 그렇고, 한참 바쁠 때 정해놓으면 안되겠죠. 식사초대하고 만찬을 나누기까지 타이밍이 중요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냥 손님치룬다고 여기면 더 얘기할 것이 없겠죠.

정성껏 같이 준비하고 계기를 갖는다면, 식사도 멋지게, 배려하면서 맛난 분위기가 된다면 좀더 훌륭한 관계로 거듭나겠지요. 소모임이 될지? 거창한 단체끼리 만남이 될지? 조합원과 만남이 될지?

이렇게 밥먹듯이 생각하면 일방적 전달이나, 의식적 통합이나, 삐졌다고 맘 상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가족사이의 정치담론도 조금은 나아질 듯 합니다. 아니면 말구요. 지금껏 살아온 역정을 간과하지 마시구. 밥먹듯이 정치해보시며 재미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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