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세계 2005년 첫호에 <노조간부들 "민주노총 위기 상황">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일면에 났습니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에서 총연맹, 산별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 본부 간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쓴 기사입니다. 응답자의 63.6%가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현장 조직력 강화'와 '조합원 의식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문조사에 나와 있습니다.

또한, 작은 기사로는 민주노총에서 '혁신위'를 본격 가동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미리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겠지만, 현 민주노총 집행부의 역량과 상황으로 볼 때, 말뿐인 혁신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럼 이제 총 연맹 상황은 잠시 옆에 두고 **** 상황을 한 번 살펴봅시다. 우리도 똑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은 아닌가요?
본부 사무처나, 지부 전임자들에서나 거의 모든 집행체계에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당 활동을 하고 있는 건지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건지, 정부 정책을 만들겠다는 건지 노동조합 정책을 만들겠다는 건지, 저로서는 알기 어렵더군요.

차기 집행부가 빨리 들어서는 것도 급선무이지만 뭘 해야할 건지
논의되지 않는 현 상황은 더욱 문제입니다. 사무처의 사업 추진 역량은
바닥 수준이고, 지부내의 조직내 민주주의는 최악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안나온다는 핑계로 몇 번을 지부장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앙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실질적인 민주적 토론의 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훨씬 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상황입니다. 대의원 대회에서는 실질적인 평가와 심사가 거의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야 말로 조직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집행체계와 의사결정구조를 올려놓고 조사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몇몇 지부장 모아놓고 혁신위 이름만 거는게 아니라, 정말로 ****를 아끼고 조직혁신을 위해 작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면 평조합원이던 상근이던 모집하고 필요하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혁신위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의원 대회에서 권한과 책임을 승인해서 추진하면 됩니다. 본부 대의원 중에서 실질적으로 실무를 추진할 의지를 가진 대의원들이 이런 TFT를 구성하는게 가장 좋겠지요.

본부의 사업 추진과 작풍, 결과에 대한 조사/평가, 조직진단, 지부별 문제점과 운영구조, 의사결정 구조 조사/평가, 민주적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위한 중집위/중앙위/대의원대회 역할 정립과 개편 등의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없다는 말을 하지 마시고, '섹시한' 사업들에 매달리지 마시고 지부들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찾는 작업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에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시작조차도 하지 않았을 따름입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 중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를 해체하자는 결론이 내려질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 상태로 간다면 자연스럽게 고사해버릴 ****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어떻게 될 지 장담하기 기 힘든게 ****의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지부의 전임자들과 본부의 사무처의 상근자들, 그리고 본부 대의원을 포함한 평조합원들 모두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기가 정말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라고? 의례적인 수사여구와 관습적인 행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투쟁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왜 내부투쟁은 하지 않습니까? 개념없는 지부 전임자들에게는 1-1 면담까지 포함한 철저한 교육훈련이 필요한 건 아닌가요? 아무리 사소한 거라 하더라도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조직을 팔고 조합원을 팔아 자기 이익을 챙기는 자들을 왜 그냥 내버려 둡니까? 간부 윤리 강령은 없습니까?

****는 외부의 영향이 문제가 아니라 내부가 문제입니다.
현재의 임시 본부 집행단위에서 해야할 일은 오직 하나 이 프로세스를 가동시키는 일이며, 그 과정의 결과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이 작업을 추진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더 늦기 전에 이 답답한 상태를 깨고 뭐라도 좋으니 새로운 뭔가를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배달된 기사를 읽고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그렇군 * 동지의 따끔한 지적에 전임자로서 할말을 잊었습니다. 전임자든 본부든 집행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조합원을 쉽게 보고 판단해서는 절대 안되는데~~ㅠ.ㅠ 엊그제 지구협에 갔다가 새로운 위원장과 인사를 했는데....멋진 말을 합디다... "내 자신이 개혁대상이라면서...나와 집행부가 뼈를 깍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개혁하겠노라고...."울부짖던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떤지를 반성했습니다...단결 ! 투쟁 !
맞고요! *동지의 현실 직시에 동감합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 10년 역사에 가장 바닥상황이 아닌지.. 바닥 찍고 터닝해야죠! 아님 절벽인데....
조*원 *동지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고, 그 중에서사람의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본부임원과 지부 전임자, 사무처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동지가 지적한 것처럼 '사무처'는 그야말로 '바닥'수준이고, 많은 전임자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은 이것부터라도 '혁신'해야합니다. 지부 전임자의 '혁신'은 조합원의 변화와 함께 가능할 것이고, 사무처의 '혁신'은 지금이라도 당장 이뤄져야 합니다.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사람이 변할 때 조직이 변할 수 있을것입니다.

 

어제 우연히 이글과 관계있는 몇분을 만나, 이야길 나눌 기회가 생겼다. 한분은 이글을 쓴분에게 마음이 틀어져 있었고, 한분은 전적인 동감을 표시하고 상근일을 그만두게 될 것 같다.  직선적 성향의 글쓴이에게 결코 시선이 곱지만은 않겠지만, 외연을 넓히고 속내는 드러나게 마련이니 직설법에서 좀더 유연함이 베였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되풀이하게 된다. 

조직이 관료화되고, 상층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피라미드 조직이 아래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한다. 간부는 7년이나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하길래, 현안에 묻혀 애초 기획한 일들이 모두 소멸되어 버린다고 하는데,

내용도 문제이겠지만, 굳이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져갈 필요가 있느냐구, 다양한 의사결정구조를 시도해보았는지? 중기 계획만 세울 뿐, 잔 일들을 없애버리지 않아,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상의 대부분의 조직이 2-3년이면 물갈이가 되어야 신선함을 조금이나 유지할 수 있는데, 5-7년씩 같은 일을 하면 본인에게도 손해가 되지 않느냐구.  초기 만들어질 때 몇 사람들의 열정이 이렇게 조직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옆에 있는 조합원들과 눈높이가 맞기때문인 것은 아닌지?

다른 길을 만들고 싶다면, 이 틀이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면, 다른 길내기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하며

선술집에서 소주 한잔 두고 같은 이야기를 기울이고 만다. 일반 연구원의 길로 다시 가겠다는 분에게 존경과 어려운 여건에서도 직언을 내두르는 분의 용기에 느낌표와 점점 왜곡되어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다 제법 늦은 시간에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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