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 - 생명은 영원하지 않다. 자본주의의 삶은 더욱 짧다. 그래서 짦은 순간 더 세속적인 삶을 원한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죽음에 대한 강렬함도 그치지 않는다. 그래서 살아있는 순간 무엇이라도 움켜쥐려고 한다. 일리히가 말한 역사는 시간이 끊길 수 있다. 그리고 문화적 자산도 멈출 수 있다. 숱한 삶도 얼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말한 역사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 한다. 문화적인 강줄기도 지금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중동난 삶들의 영역도 색다르게 개화할 수 있다 한다. 시간에 대한 유연함, 시간이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주체들에 의해서다. 세속의 욕심에 뭍혀 흐름을 느끼지 않는 세대들이 아니라면 면면히 이어온 역사를 증폭시킬 수 있다. 5년, 4년, 3년만 ....10년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거나 안목을 갖지 않은 활동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정치, 문화의 비중과 활동자산 - 그들에게는 자산이 별로 없다. 그 짧은 기억력으로 인해, 문화의 흐름과 자산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므로 정치만 전부로 보이는 건 아닐까?
제도안-곁-밖 : 정치에 매몰되지 않는다면, 일희일비가 아니라 그 열정의 크기를 나눌 줄 안다면 문화적인 맥락과 자산이 보이지 않을까? 선거때마다 명멸하고, 또 다시 기획만 하다 분열하는 삶이 아니라 최소한의 흐름을 만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그 많은 문화와 일상의 자산들은 제도안의 대의제 선거에 매몰되어 보이지 않는다. 옆에 숱한 꼼지락거림이나 갈증, 노력의 범벅이었다는 사실을 발굴해내지 않는다. 4년짜리 기억력, 10년정도의 생활과 삶이 끼여들 틈이 없다.
제도안을 넘본다. 제도곁에서 끊임없이 소통한다. 제도밖에서, 재야에서 묵묵히 사회-문화적 자산을 쌓는다. - 제도안은 곁과 밖을 의식하면 실험한다. 곁은 밖의 토대와 자산을 근거로 제도 정치안에서 현실화한다. 진보를 자칭한 울산의 구청장들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정규노동자계급의 성안을 탄탄히 할 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얼마나 소중한 것을 버렸는가? 보이지 않는자를 위해 어떤 룰을 만들어 관철시켰는가? 시간의 자장에 강한 살아숨쉬는 묘책은 있는가? 포함되지 않는자, 노인의 최소한의 생계가 나아질 노력은 있었는가?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살아있을 때 뭘해야한다. 내가 있을 때 꼭 해야한다. 이 신념에서는 시간에 대한 맷집도, 활동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발견할 수 없다. 정치권에 진입하기 위해 진입하면 곁과 밖에 감응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현실은 아닌가? 생각해본 적도 없고 막연히 구의원이 되면, 시의원이 되면, 국회의원이 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당위 속에는 아무것도 뭘 수 없다. 세세한 시나리오도 기획도 없이, 시간을 걸면서도 제도밖와 곁의 문화적 힘을 강건하게 할 구체안도 없이 무엇을 해왔는가? 스페인의 작은도시 마니넬레나의 시장은 가장 가난한 이를 기준으로 집값을 산정한다고 한다. 기준점 하나를 잡고 시간에 대한 맷집과 환경을 만들어 오려는 노력이 30년이다. 흔들리지 않는다. 세계 금융위기의 나락에도 말이다.
대통령 결선투표도 없어 정책이 꿈틀거릴 조건이 되지 않는다. 정책도 실바늘 꿰어놓지 않는 구슬들이 아니어서 아무 의미도 없다. 이곳은 전부 중앙만 있는 곳이다. 지역국회의원도 중앙만 의식할 뿐이다. 아무도 지역의 예산으로 다른 삶과, 보이지 않는 자들의 겨울나기에도 도움을 줄 다른 울타리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독거노인에게 구,군예산으로 또 다른 일상과 삶을 제공하는 실험이 그렇게 어려운가? 부여잡고 그 한 구와 군,읍,면에 또 다른 안전지대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국회의원 뺏지만 달아놓고, 중앙의 제도만 탐하여, 지역구민의 삶이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지는지는 눈꼽만큼도 의식이 없다. 중앙의 비정규직 대책안만 고집하며 정작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의원들이 여전히 중앙의 쟁점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성밖으로 왕래하는 전언자도 없으며, 성밖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호소하는 재야세력도 없다. 문밖 자기 단체의 안위만 걱정할 뿐 이 동네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왜 연대를 해야하는지, 왜 지역의 정치는 중앙과 다르며 예민한 감수성을 갖어야 하는지 느낄 줄 아는 활동가 그룹도 없다. 어쩌다 문안의 세속적인 자리를 꿰어찰 요행을 바란다. 요행을 꿰어찬 이들이 곁과 밖의 문화적 수준과 노력, 아픔에 대해 정작 어쩔 줄 몰라 실행하는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없었음에도 무능을 살피지 못한다.
한우의 고기는 부위가 다르다. 맛도 다르다. 세상을 품에 넣고 사는 이들이 제도안과 곁, 밖의 결의 차이를 느끼는 이가 얼마일까? 느끼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이나 좋아하는 일들, 끼가 어디에 맞다고 구별하는 이는 얼마나될까? 구별하는 이들 가운데 제도안의 기질이 맞다고 선언하는 이는 얼마일까? 선언하는 이 가운데 곁과 밖의 도움과 감내, 문화와 일상의 감수성을 껴안고 시도하거나 실험하는 이는 얼마일까? 제도안의 사정으로 다시 제도곁의 교수직이나 제도밖의 재야활동을 해야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거나 삶을 섞는 이는 얼마나될까?
초-중-고졸의 하루하루 전쟁같은 삶을 사는 이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 전쟁같은 하루 삶을 살아온이에게 고통의 역치는 어떨까? 아이엠에프와 정리해고의 늪은 어디에서 왔는가? 삶의 무게는 상대비교되지 않는가?
시간에 대한 맷집이나 문화적 저항력, 보이지 않는 활동자산은 안중에도 없고 끊임없이 권력을 탐하는 쪽으로만 움직인 것. 삶의 구체안은 온데간데 없이 장미빛이론과 관념만 만발한 것이 가방끈에게만 먹히는 것이 현실은 아닌가? 배제된자, 배제될자, 보이지 않는자, 포함되지 않는자, 열외자는 무얼 먹고 사는가? 하루 하루 삽자루를 집어던지거나 욕을 뱉어내지 않고는 한끼 굶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했나? 무엇을 해야하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천의 전태일이 피고지고, 수천의 김주익이 피고지고, ... ...
뱀발. 1 두서없이 남긴다. 모임 운영에 대해 식사하고 차한잔하며 남기는 얘기들 끈을 잡아본다. 날것이고 뿌리에 흙들이 섞여 있다. 마음의 갈래, 분노와 화의 흙덩어리 제거하고 온전히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121225 고*촌, 카페나*, 송샘 19:00 - 22:00
2. 쪽 시간 원자력연구소의 한 연구원으로부터 선물받은 책을 읽는다. 대통령에게 드리는 제언 중심으로. 에너지, 지구온난화에 대한 요약은 잘되어 있으나 원자력발전 극찬성 논조에는 동의할 수 없다. 다시 살펴봐야겠다. 우주산업도 그러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