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내 이럴 줄 알았지. 그냥 걷기만 하다가 꽈당!!!  제대로 임자 만났군.

 

 

일상의 흔적을 남기는 정도로 글쓰기를 대하다보니 어떻다는 평을 그냥 시시껄렁하게 흘려 들었다. 작가도 아닌데 왜  명문장에 반하는 문학도를 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필사를 해야 한다는 말에도 정말 그렇게 온몸을 날려서 기술을 습득할 일이라는 가르침 역시 남의 일이라고 연신 피했다. 절반으로 줄이고 줄이고 줄이는 글노동에 대해서도 그 정도로 해야되는 일일까라는 의문부호를 거침없이 날렸다.

 

어느 날 밤도둑처럼 드나드는 글마음에 걸리고 시선을 빼꼼하게 의식하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어렵냐고 하던 말도 부메랑처럼 돌아오신다. 날림으로 퇴고 없이 쓰다가 건넨 글들에 비문이 한가득 들어차서 편집자를 당황하게 만들고 나서도 웃고 넘긴 일도 말이다. 생기가 있는 글들이나 고심이 있는 글들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었던가 싶다. 설령 행운이 있었다고 해도 고저장단도  박자도 맞지 않은 서툴기 그지없지 않았을까 하는 한숨도 배인다.  정녕 온탕과 냉탕을 오가기나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다보니 급할 때이거나 준비하는 일들이 소홀할 때이거나 짜임새 없던 글을 본 글감독자의 뒷담화도 슬며시 걸린다.

 

글쓴이의 순발력과 글근육을 너무나 얕본 것이다. 한눈에 쏵 훑는 눈썰미같은 글썰미들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마음이 얹힌 듯 명치 끝에 턱 걸린다. 악의없는 자만이 자기가 쳐놓은 글거미줄에 걸려 파닥거린다.  글감옥에 걸려 제 한몸, 뱉어놓은 거름도 제대로 썪지 않아 구리다. 예삿일처럼 보이는 일들을 자꾸 예삿일처럼 폄하한다. 그러다가 굳는 습관들은 버릇이 되어 제 앞가림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제가 파놓은 무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글이 무기다. 날렵함은 지방을 태우거나 근력을 키우면서도 유연해지는데서 나온다고 다시 위안을 삼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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