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기울고
너-나-나-너-
구시야끼호에 바닷물은 들고, 섬은 가깝고
달은 휘영청 밝다.
너-나-나-너-
오늘은 노랑시간을 낚아올려 먹다보니
너-나-나-너-의 온몸은 노랑이다.
술이 익고 말이 익고
너-나-너,
출항은 예비되고,
무제란 깃발은 바람에 나부껴 펄럭인다.
오월 장미 꽃그늘
너-나-너의 목선은
시간의 바다로 향하고 꽃한점을 낚는다
빨강으로 만선이다.
밤이 무르익고
나-너-
오늘은 부산갈매기호를 탄다.
초록 시간을 낚아올려 먹다보니
나-너의 입술은 온통 초록이다.
시간의 바다에 노랑파도가 인다.
그 노랑파도에 너-나-나-너-는 노랑섬으로 간다.
시간의 바다에 초록파도가 인다.
그 초록파도는 너-나-를 초록섬으로 끈다.
시간의 바다에 빨강파도가 일렁인다.
그 빨강파도는 너-나-너-를 빨강섬으로 몬다.
시간은 잠들지 않는다. 목선은 오늘도 널 기다린다.
뱀발. 때와 곳, 그리고 만남은 때로 다른 시간을 만든다. 그날부터 시간은 자란다. 함께 자라게 한 시간은 불쑥 그 공간에 꽃을 피운다. 시간은 늘 다르게 산다. 너-나, 너-나-너가 만든 시간은 다른 색깔이다. 그래서 각기 다른 시간들로 충만하다. 다른 시간을 만들까 설레인다. 갑호, 을호, 병호, 정호에 승선한 이들도 만들어 낸 시간도 다르다. 피운 꽃과 열매가 시간의 바다와 섬에 다녀온 뒤 함께 나누면 어떨까? 출항한 배들의 기쁨과 곡절을 섞어나누면 어떨까? 우리가 가진 것이 시간밖에 없다면... ...너-나-너-와 남다른 시간을 벌고싶다. 그 시간이 우리 몫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