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햇살에 말랑말랑한 공기를 토해낸다. 한낮 하루, 습기를 머금다. 그 사이 덤불속 멧새소리처럼 봄날이 다녀가다. 익은 달은 물기를 빨아들여, 파리한 겨울을 잊는다. 겨울과 봄. 날선 새책의 끝에 베이듯 날카롭다. 차다못해 습기를 빨아들인 하늘은 얼음처럼 투명하다. 바스락거리는 질감. 건조한 감청과 논의 숨결들. 달은 초롱거리며 반짝인다. 벌써 그달이 그립다.

 

 뱀발. 한낮 음지의 눈들도 녹아버린다. 간혹 따끔거리는 햇살. 오늘 봄이 다녀가는게다. 거닐고 싶지만 마음만 여기저기 산보한다. 이렇게 봄이 앞을 버티고 있으면 좋으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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