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목련나무 아래

늙고 병든 가구들을 꺼내놓는다

비매품으로

 

의자와

소파와

침대는

다리가 부러지고 뼈가 어긋나

삐그덕거린다

 

갇혀서 오래 매 맞은 사람처럼

꼼짝없이 전쟁을 치러온

이 제대병들을 다시 고쳐 전장에

들여보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의자에게도 의자가

소파에게도 소파가

침대에게도 침대가

필요하다

 

아니다. 이들을

햇볕에 그냥 혼자 버려두어

스스로 쉬게 하라

 

생전 처음 짐 내려놓고

목련꽃 가슴팍에 받아 달고

의자는 의자에 앉아서

소파는 소파에 기대어

침대는 침대에 누워라                       이영광 作

 

 뱀발. 휴식이 필요한 날, 주말을 쉬지 못한 것이 한달이 넘는 듯하다. 일들은 겹치고 낳고 날줄과 씨줄로 혼미하다. 시집을 동네서점에서 건네들다. 목련꽃이 유난히 그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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