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광인이 하나의 사건, 상황, 관계 등에 왜곡된 사고에 사로 잡혀 있다면, 정상인은 자동차, 아파트, tv, 육류, 상품, 화폐 등 여러가지에 대해 왜곡된 사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정상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광인이 자본주의의 욕망을 정지시키고 재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광인 되기는 소수자 되기의 기본적 구도를 가르쳐 준다.

 

17 소수자되기는 단순히 사람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동물, 식물, 광석, 분자, 자연도 포함한다. 자본주의에서 이윤의 도구가 되어 낮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의 처지가 되지 않고서는 자본주의 육식문명에 대한 반성은 있을 수 없다. 물론 동물은 원래 무리를 짓고 광야를 누비던 존재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소모품으로 전락시킨 동물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고 절박하다. 이러한 동물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뭇 생명에 대한 감성어린 교감과 그들과 비 언어형태로 관계맺기, 그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이 새로운 삶의 형태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17 하  소수자되기는 기존 통념에서 드러나는 보편적인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걸고 나서는 역동적인 사랑이다. 이것은 사랑의 힘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차원을 열 수 있으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한 사랑이 약속하는 새로운 생태적 삶이다.

 

18 인민의 진실한 욕망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신의 고유한 욕망과 자신에 가장 가까운 사람의 욕망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 상 미래로 향하는 무의식을 만들어내는 것은 색다른 관계맺음이다.

 

20 하  무의식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망이며,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은 개인이 지닌 매우 은밀하고 신기한 심리상태를 분석하여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어떤 관계맺음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에서 나올 수 있다. 무의식이 모든 곳에 깃들어 있다.

 

21중 무의식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가 새로운 관계망을 만드는 행동에 나서는 것, 예를 들어 경쟁관계가 아닌 호혜관계를 만들거나, 입시 경쟁을 중심으로 한 학교가 아니라 대안학교를 만들게 되면 색다른 관계망에 따라서 새로운 무의식이 만들어지고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수성이 생겨난다.

 

21하 '관계망에 대한 배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계망에 대한 배치'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거나, 별명이 있는 공간, 시간의 리듬 바꾸기, 새로운 관계맺음의 차원으로 기존 관계를 바꾸기, 물질과 에너지, 화폐의 흐름에 대한 새로운 구상과 실행, 동식물과 독특한 관계맺기, 음악, 미술, 춤, 몸짓, 가면을 통한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관계망 만들기 등 공동체의 실험과 실천으로 새로운 무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의식은 미래를 향하고 있으며 늘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5중 사람들 사이에서 욕망의 흐름은 무의식적이며, 모든 사람들이 욕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하다. 욕망의 흐름은 '바로너'라고 지목하거나 혹은 '바로 나만이'라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어디에선가 '어느 누군가'가 될 수 있다. 공동체가 갖고 있는 강렬한 욕망의 흐름에 스스로 몸을 맡기거나 느끼며, 홀연히 등장하는 욕망의 주체성이 있다.

 

26하 누군가를 지명하고 호출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욕망의 강렬함 속에서 새로운 주체가 나타나고 자율적인 행동양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만을 할 때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느냐'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은 욕망이 갖고 있는 자율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전체의 구도를 생각하며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결정권과 권한을 많이 주게 된다. 문제는 책임이라기보다는 주체성 생산이 가능할 만큼 그 공동체의 관계망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며 그만큼 욕망이 강렬한가이다.

 

34중 공동체의 부분들이 자기생산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 한 명이냐 두 명이냐 혹은 여러 명이냐의 차원을 떠나 바로 독자적인 자기 자신을 생산해 낼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린 것이다. 여러 명이라도 자기생산적인 자율성을 갖고 있지 못할 수 잇고, 한 명뿐이라도 자기생산적인 기계를 갖고 있을 수 있다. 기계의 본질은 자기생산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고 있느냐의 여부이다.

 

34 하 공동체는 외부로 공동체를 확장하거나 외부를 배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늘 새로운 형태로 공동체 자체를 자기생산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러한 자율성이 기계적 자율성을 뜻하는 것이다. 도한 자본주의를 하나의 거대한 구조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잘 들여다보면 작은 기게부품들이 조립되고 연결되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자본주의를 통째로 바꿀 수 없지만, 기계부품의 연결을 달리하거나 작동방식을 바꿔 자본주의를 고장 나게 하거나 색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35 자기생산은 스스로 집요하게 폐쇄되어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다양한 타자 관계 형태들을 유지하는 진화적이고 집합적인 본질체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제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40하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가 언어를 쓰지는 않지만, 춤, 후각, 무리짓기, 반복동작, 울음소리 들을 통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가타리는 동물들에게 도표의 기호화양식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이성의 존재로서가 아닌 욕망의 존재로서 존엄의 영역을 발견해낸다. 아이, 동물, 광인이라는 욕망의 존재들은 말을 사용하지 못하지만 욕망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엄하다.

 

41중. 똑딱거리는 시계소리처럼 단조롭게 반복되는 자본주의의 등-리듬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탈주와 횡단의 자유가 갖고 있는 웅대한 폭의 화음이 보여주는 생명의 횡당-리듬을 구성하여 삶의 리듬을 바꾸어 나가자

 

45 공동체는 특이한 입장, 독특한 주체성, 색다른 욕망이 나타날 경우 자신의 관계망 자체를 그러한 특이성의 화음, 색깔, 물들임, 공명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공동체의 관계망은 더 풍부하고 충만해진다. 그러한 공동체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생명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는 프랙탈적인 방향으로 진화되어 나갈 것이다.

 

53 정신분열자가 혁명적인 것이 아니라, 예숙술가, 어린이, 청년에 모든 중요한 열망 형태에 포함되어 있는 분열과정이 혁명적인 것이다.


57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그 욕망에 감응할 수 있는 형태의 조직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대안적인 생명운동은 욕망이라는 생명에너지의 흐름을 통해서 하나의 전형, 하나의 모델, 하나의 모범에 사로잡히지 않고 끊임없는 창조적 진화를 통해서 생명이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형태, 관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89 자기생산적인 집단의 역능이 구조적 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에서 나타날 수 없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변혁의 기획은 구조를 바꾼다는 기획이 아니라, 자기생산적인 자율성의 영역을 확대하고 보호하면서 기존영역과 교섭하는 방향으로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은 어쩔 수 없는 구조에 맞선 자본주의적 삶 외부에 존재하는 주체라는 도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대안적인 활동방식이라기보다는 대안의 자율성을 무력화시키는 방식의 운동이다.

 

94 삶의 영역은 유무형의 양상으로 진화했다. .시간-공간-에너지의 감수성이 달라지며, 새로운 모습으로 삶의 방식이 개척되고 있다. 이것을 좌표로 보자면 횡단면이 넓게 존재하고, 새로운 방향성 속에서 벡터를 형성하는 그림이 될 것이다. 시간의 의미는 현실의 리듬과 가상 리듬의 합성물이라고 할수 있으며, 공간의 의미는 현실의 질서와 가상의 질서를 관통하는 혼성결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이중적이라기보다는 다중적이며, 다중적인 것에 중심이 있다기보다는 서로 이질적인 조각들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118 욕망과 역능을 대립시키는 것은 불합리할 것입니다. 욕망은 역능입니다. 그리고 역능은 욕망입니다.

 

뱀발. [세가지 생태학] 윤수종 교수의 라이히 소개이후 다시 접한다.  신승철님의 노고로 좀더 쉽게 다른 각도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여우님의 책소개가 닿아 이렇게 되짚게 되어 감사드린다. 정신분석에 대해 주눅들 필요가 없다.  조직론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다. 현실 속에서 적절한 설명해내는지 증명만 된다면 충분하다. 모임이 자기생산을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욕망을 만들어내고, 꿈도 새롭게 꿀 수 있다면 어느 덧, 삶도 세상도 변해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만난 이들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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