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안개
해 오르기, 해오르기
무섭게 다가오는 안개
강변의 허접것들은 다 살라버리고
무한의 공간만 남는다.
무한의 공간 위에
강물은 안개에 쌓여 수평선없는 바다로
건물의 실루엣은 여백 밑그림을 잉태하고
산그림자로 남는다
하늘은 은은한 달빛만
달빛과 속삭이는 두루미 한쌍의 은은한 유영
어느 덧 그림 한 가운데 들어와
자전거에 실은 온몸은 가을에 떠있다.
짙은 가을안개로
모든 공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정지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