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7 바램들 몇꼭지

1.
 
벌써 몇주의 시간이 지났군요. 저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리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스타일도 있지만 말들이 너무 많다고 여기는 편이지요. 그리고 되도록이면 말을 반복해서 하는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만남들 속에 제 입장을 개진해서 바꾸어내는 편도 아닙니다. 어쩌면 저로 인해 약한 결합력만이라도 있다면 그것이 유지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시간에 대한 맷집은 있는 편이라고 여깁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몸의 의사소통이 되기까지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여깁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도모하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소통까지 숱한 시간이 걸린다고 여깁니다. 지금도 벙어리처럼 냉가슴을 앓고 있는 만남들이 있습니다.  다른 면을 보았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주문은 어김없이 지난  나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때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그 충고나 이야기가 뒤늦게 문득 깨닫게 되는 것. 여전히 소통력에 문제가 있어 마음을 주어도 채근해도 그(녀)의 가슴에 다가갈 수 없음이 늘 안타깝더군요.

J선생님이 강연의 농도를 진하게 하기 위해 노력이나 준비를 많이 하시는 것은 알지만, 질문의 량과 템포를 한번만 줄이면 어떨까? 다른 이의 질문에 양념을 보태면 어땠을까? 그 많은 질문 가운데 가벼운 질문이 2할쯤은 섞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표현해봅니다.

주최측과 회원의 간극은 얼마만큼일까? 실무자의 태도나 포용력이 부족한 모습도 문제겠지만, 한번쯤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단체나 모임, 주체, 조직을 믿지 않는 편입니다. 조금이라도 챙기려는 이들의 연대가 그래도 모임을 꾸려간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좀더 주제를 갖고 조각조각 잇는 일들을 하시면 어떨까 싶기도 했었고, 지금도 별반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서로 품을 팔아 품들이 서로 잘 만나 잘 되었으면 하구요. 

아***가 까칠한 분들이 유난히 많은 편이죠. 저도 소통을 못하는 편인데 사람마다 각인각색이라 늘 같은 말도 달리나오고 어찌해야할지 늘 고민입니다.

 
중언부언하다보니 어쩌면 변명이나 구실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쉽게 모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질문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나누고 싶은 것은 시도나 연습이지요. 기대를 줄이는 연습, 일을 섞는 연습, 모임을 만들어가는 연습들...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J선생님이 충분히 해낼 수 있음에도 여러가지를 방편삼은 것은 아닐까하는 질문을 드려보는 것입니다. 

서로 만나고 만남을 섞는 우리들의 관계와 지난 시간들이 , 좀더 현실과 바닥을 보고 서로 품을 보태는 다양한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이렇게 보냅니다. 생각과 고민, 그동안 아***로 인해 겪은 풀리지 않은 매듭을 다시 한번 돌봐주시면 어떨까 하고....주저하며 전합니다. 살펴주세요.         

                                                                         ***드림.   구월 첫날. 가을 한점 드리운 날 

 

2.

제가 이렇게 생각을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저한테 다시 말을 거는 일이기도 한데요. 너무도 보는 관점이 허술하지 않은가 하는 점때문입니다.

지난 헤어짐을 반추하는 남녀의 관점처럼, 대부분 상황을 이해했다고 하는데, 잠시 머리로만 이해했을 뿐 가슴의 언저리에도 가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입장만 관점이 점점 강해져 상황을 잘못보는 일들이 많기에 저에게 말을 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가장 맛있는 음식의 종류처럼 어머니의 수만큼 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정작 상황은 벌어지고 관점은 정리되거나 잘려져서 일처럼 처리될 뿐은 아닐까 하는 우려때문이기도 합니다. 관점은 섞이거나 버무려질 수 없을까요. 당사자의 감정이나 느낌, 상황을 보는 일리가 다름은 인정될 수 없을까요? 여러가지로 보는 일리들 속에 너, 나는 서있는 것은 아닐까요. 너, 나가 모임도 되고 단체도 되고 조직도 된다면

다른 시선에 굶주려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잘 안다고 하지만, 대부분 잘 모른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저도 아직 절 잘 모르고...여기저기 나도는 말에 어쩌면 제가 조금씩 붙어있고 그것들을 모으다보면 제가 믿는 나보다 더 잘, 아니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모임이란 것은 딱딱한 것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것이란데 개인적으론 동의합니다. 얼마나 말랑말랑해질 수 있을까.  상황을 단정짓고 싶지 않고, 어떻게 풍성하게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때문에 이렇게 말이 주절주절 길어지네요. 개인적으로 만든다는 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선택이란 말보다 시간에 대해 넉넉해서  선택이나 소비보다 훨씬 좋아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비루하고 답답한 일터, 마음 섞을 친구 몇몇 없는 일터에서 이렇게 서성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몸, 마음 담고 있는 모임들을 여러번 흔적을 남기고 경험하면서 이력이 생긴 것인지,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아프게 느낍니다. 목적에만 경도되어 말랑말랑한 모임이 부지불식간에 갑각류처럼 딱딱해지는 경우도, 현실 물정을 몰라 허망하게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관계들도 보았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준 상처들은 어떠했을지, 눈치를 채지못해 모임을 뱉어낸 적도 있고 말입니다. 

상황을 재단하거나 판단할 능력이 제겐 부족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쓰는 것은 그래도 상황을 보는 다른 관점을 인정하고 섞이는 경험의 눈이 있다면 우린 또 다른 것을 같이 볼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때문입니다. 이런이런 이유로 저런저런 이유로 관계가 끊기고 또 만나고 하는 것도 그리 나쁠 것은 없지만, 한번 도드라진 덕에 다른 생각, 고민, 관점을  서로 녹일 수는 없을까...어쩌면 서로의 마음 속으로 가져갈 수는 없을까해서 이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던집니다.

아마 이래서 사람들이 저를 어렵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저만 저를 쉬워하나요. 사실 쉬운데...쓰는 단어도 몇단어되지 않는데 그렇게들 어려워하시나...ㅎㅎ

부담주고 싶은 마음을 별반 없습니다만 맘들 나누고 싶어 이런다는 점 받아주길 바랍니다.  **드림.
 

뱀발. 작년 가을 우편함을 정리하다 보낸 편지가 먼댓글과 겹쳐 콕 남겨둔다. 맘의 물꼬를 트는 방법은 몸겹침 10회* 열정자람 5회가 머리숙고를 3번은 기우뚱하게 되야 하는 것은 아닐까? 머리의 숙고도 가슴의 숙고도 정작 겹몸이 자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머리가 칼을 휘둘러 정작 필요한 장작불같은 가슴도, 몸도 사분오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다양성을 조금이라도 가져갔으면 서로 중요하다는 자각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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