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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방울 ㅣ 소년한길 과학그림책 1
월터 윅 지음, 박정선 옮김 / 한길사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봄 햇살 한줄기가 막힌 창틈으로 들어옵니다. 따사로운 햇살은 물을 가득담은 유리컵에 닿으며 한줄기는 천정으로 향하고 또 한가닥은 컵 안으로 꺾여 들어 갑니다. 꺾인 햇살은 유리컵안쪽을 지나 바닥을 향하며 영롱한 무지개를 만들어 냅니다. 위는 빨갛고, 아래는 보라색이 찬란한 한폭의 그림이 놓여있습니다.
물한방울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움은 어디까지 일까요. 거미줄에 걸려있는 물 한방울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뒷면의 정경이 하나하나 거꾸로 맺힙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물방울 한점. 한점. 거미줄에 맺힌 점들은 구슬처럼 손끝으로 톡 건드리고 싶어집니다.
물한방울이 똑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톡 떨어진 그 녀석은 우유 한방울의 왕관모양을 남기며 튀어오릅니다. 소금쟁이가 봄날 연못위를 노니듯 금속 핀은 둥실 물위에 떠있습니다. 어느새 작은 관의 벽을 붙잡고 있는 물한방울들은 넓은 관들보다 훨씬 높이 올라 서 있습니다. 책장넘기는 소리에 표면장력이니 모세관인력이니 하는 어려운 표현은 벌써 멀치감치 달아나 버립니다. 봄볕에 자라는 나무들이 어떻게 물을 끌어들여 저 높은 곳에까지 새싹을 틔우는지 알 것 같습니다.
비누방울을 후후 부는 재미에 푹 빠져 봅니다. 곁에 있는 엄마아빠도 후~후~. 방금 파랗게 퍼진 물이 얼어 갇히게 되고, 어느 순간 주방에 있는 포크위에 남은 물기가 갑자기 사라져 버립니다. 사라져버린 작은 수증기가 하늘로 남실남실 올라 작은 꽃먼지 한톨로 점점 자라납니다. 그리고 저기 구름이나 비가 되거나 눈송이로 내립니다. 아하~. 아~ 란 감탄사들이 여기저기 내립니다.
사진과 꾸밈없고 쉬운 글들로 직접 해보지 않고 견딜 수 없게 만드는군요. 혹 아이들이 흉내내다가 뜨거운 수증기에 데이면 어떻게 할까요? 안전이 염려되어 걱정이네요. 하지만 뒷면에 실험하는 법과 주의사항들이 친철히 기록되어 있군요. 물의 순환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아쉽기도 하지만 어른-어린이 함께 보고 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엔 적격입니다. 아니 너무도 인상적인 사진들로 인해 예술책으로 넣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미할수록 맛이 배여나는 정선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