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활한 지 한달하고도 보름정도 지났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무엇이 다르겠
지만, 정숙후배가 이야기한 "변~처사(똥)"이 그리운 만큼, 10년간의 공백은 서울
생활을 아찔하게 만들더이다. 이미 느긋해진 걸음걸이는 불쑥뿔쑥 이른 새벽부터
지나치는 지하철객들을 쫓게 만들고, 빼곡한 빌딩사이로 익숙해진 채, 내려가는
대전의 모습은 빈 여백이 너무 많아 보이더이다.

'이런 대전 촌놈이 다 되었는데.' 그 바쁜 모습만큼이나, 회사 동기들은 흰머리 숭
숭, 그냥 숙명적인 직장생활을 숨소리도 들킬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새 책상위의 일들도 실험실, 서류더미들 보다도, 부도나 담보, 계약에 관한
세상 믿지 못할 것 단도리하는 일들에 일상에 묻어 버렸습니다.

집을 빚내 사고 월급으로 허덕이다 다시 팔고, 자식 놈들 교육시킨다고 돈 퍼붓
고, 정말 뭐같은 세상 싫다고, 마음들은 이미 캐나다나 호주로 가버린 친구들이
많은 것 같고, 자꾸만 짧아지는 정년에 이미 이 일터는 아니다, 살 궁리를 할 수
밖에 없고, 짤리지 않기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맴도는 일상
, 그대도 실업자들이 우글대는 처지보다 낫다고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

괜한 말 자꾸 궁시렁거리게 되는군요. 처세 책들은 그
저 이 경쟁에 이기기위해서 좀더 비열해지고, 자기 것 챙기고, 약한 놈들 한방
에 쓰러뜨려라. 이것이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부자아빠가 되는 길로 내몰기만
하는 것들이, 서서히 주입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전망없이 마음들만 점
점 기울어가는 것이 아닌지... ...

집과 교육에 돈들이는 한, 우리는 아무리 잘 살아도 앞날이 없는 것은 아닐까?
집은 말고, 교육에 사재를 터는 것이 우리의 살길인가요?

이것도 모르니, 전 세상을 많이 배워야 할까 봅니다. 한때 담보가 뭐야?는 우
리 공대생들의 세미나 질문처럼, 아직까지 세상수준에 순박하기만 한, 스스로
를 보면서, 서울 생활 익숙해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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