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川 

너를 만난지 오래 / 너의 불빛이 마음에 아른 거렸지만 / 돌아서 돌아서 바쁜 듯 돌아선 나날 

너를 만난지 오래 / 너의 살랑거리는 강바람이 설레였지만/ 돌아서 돌아서 바쁜 듯 돌아선 날들 

나는 너 앞에 바투 서서/ 불빛을 맞고, 강물에 어리는 바람도 맞서/ 이제야 이제야 너를 반긴다 

나는 이제 네 품에 안겨/ 별빛도 안고, 강물에 비추이는 마음도 맞서/ 이제야 이제야 널 반긴다   

 

  

 

뱀발. 저녁 온전한 시간이 품에 몰려온다. 가뜩이나 바삐 지나친 몸 생각이 나 별빛도 목련에 맺힌 마음들도, 강물에 굴절된 색을 머금은 바람결도 맛보기로 한다. 그렇게 몸에 바람도 별도 산도 강도 톡톡 거리는 목련망울도 챙겨 넣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차곡차곡 몸에 흔적을 남겨놓는 동안, 생각길은 여기저기를 다녀온다. 건너편 가을이 익은 포장마차의 웃음과 술잔만큼 깊은 고민들, 생각들. 한여름 밤의 열정도, 밤을 새며 쏟아 내는 말들과 한꾸러미의 고민들을 담던 기억들. 지난 밤 적다 그만둔 [  ]안에 넣을 마음들이 삐죽삐죽 갑천으로 튀어나오는 거다. 그렇게 한참 뫔을 달래고 채우며 노닐다 온다. 별을 더욱 총총거린다. 널 마음으로 몇번을 우려내었는데, 그래서 더 또렷한지...밤도 익는다. 9k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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