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과 삶  

뱀발. 토요일 아침, 짙은 잠으로 일찍 눈이 떠진다. 문득 걸린 시선을 집요하게 잡아둔다. 생생하고 짙게 잘 그린다. 그리고 삶을 잡아먹기도 하는 틀에 대해 생각을 이어본다. 상병의 자살로 클로징을 하는 이 [용서받지 못한 자]는 지금 , 지난 군의 현실을 너무도 생생히 그리고 있다. 중학교 동창의 우정은 군대란 틀 속에선 어김없이 이그러진다. 삶이란 한줄기 빛이 물속에서 굴절을 하듯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삶이 그 틀에 놓아질 때 대부분 그 틀을 생각지 않는다. 그 틀 안에 논리를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벽에 몇몇 부딪치면 이내 수긍하고 그 삶논리를 내면화한다. 그 틀이 학교이든 직장이든 가정이든 상관없다. 삶은 애써 그것을 외면하려 한다. 마치 그것이 정답인 듯 말이다. 

그 수직적 힘의 관계는 위계는 곳곳에 숨어있다. 그리고 다른 삶에서 다시 가부좌를 틀거나 웅어리를 틀어 자란다. 그래서 그 틀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쉽지 않다. 내면화된 논리들이 틀이 외적 압력으로 말랑말랑해진다 해도 그 자리로 돌아가기 일쑤다. 몇차례 그 논리를 극복했다고 해도 점점 딱딱해져 내성이 생기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군대의 논리를 내면화한 친구들의 삶은 그 위계구조에 익숙해 정작 아니라고 할까 아니라고 하지 못한다. 그 틀을 넓히려고 생각조차 못한다. 점점 길이 좁아져서야 망할 즈음이 되서야 위기에 직면한다. 

틀을 말랑말랑하게 하기 위해서는 혼자의 힘은 미약하다 나-너의 흔적이 조금 더 강하다. 그리고 시간이 나-너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래도 해볼만 하다. 틀의 바깥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그 틀 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일들을 번갈아 할 수 있다면....그 틀들이 좀먹을 수 있다면.....그 삶의 굴절이 그나마 줄어들 수 있으리라....사회는 이런 이들의 삶논리로 충만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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