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옹

볼 수 없는 것이 될 때까지 가까이. 나는 검정입니까?
너는 검정에 매우 가깝습니다.

너를 볼 수 없을 때까지 가까이. 파도를 덮는 파도처럼
부서지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우리는 무슨 사이입니까?

영영 볼 수 없는 연인이 될 때까지

교차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침묵을 이루는 두 개의 입술
처럼. 곧 벌어질 시간의 아가리처럼.

 

2. 따듯한 마음

얼어붙은 마음이 녹으면서
차츰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외로워졌어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너의 얼굴에 영원히 머무를 것 같은
미소는

미소가 사라지는 순간은
회오리처럼
마음이 세차게 몰아닥칠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마음의 사막에
가득한


수수께끼의 형상으로
우리의 포옹
빛에 싸여
어둠을 끝까지 끌어당기며
서 있습니다 



3. 타인의 의미

살갗이 따가워
햇빛처럼
네 눈빛은 아주 먼 곳으로 출발한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뒤돌아볼 수 없는
햇빛처럼
쉴 수 없는 여행에서 어느 저녁
타인의 살갗에서
모래 한 줌을 쥐고 한없이 너의 손가락이 길어질 때

모래 한줌이 흩어지는 동안
나는 살갗이 따가워

서있는 얼굴이
앉을 때
누울 때
구김살 속에서 타인의 살갗이 일어나는 순간에  

 

 

 

 

 

뱀발. 우연한 만남들. 이야기가 익고 마음이 익고, 몸이 익어...잔별처럼 경험으로 깜박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생활의 흔적이나 삶의 흔적이 이만큼만 하다면, 그 체험에 또 다른 이야기와 마음과 몸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체험이 다른 경로로 자란다면 좀더 날선 가슴과 마음들이 눅눅하고 여려져 서로 섞일 수 있다면... ...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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