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것이 아닌가 하고 일어난 아침, 얼콰해서 알콜날아가듯 사라진 기억들을 더듬기도 전이다. 혀끝에 오돌도돌한 것이 잡힌다. 무리하지는 않았다고 여겼는데,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다. 지난 번 *해와 최*장이 한 이야기나, 어제 술이 얼근하여 몸으로 뛰는 강*장에게 들은 이야기가 겹쳐진다.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짚어보면 없는 것 같다고 한다. 당장이 필요한데 당장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단다.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만들어 줘야하는 것 아닌가? 보기를 들어주면 좋겠다고 한다. 어려우면 지금을 살지 못하는 것이니 지금을 살아가는데 별반 쓸모가 없다고 한다.

구름 속 나는 오늘도 *해의 살림살이 빚으로 하루를 빌려산다. 구름 모임들이 비를 내리게도 하지 못하며, 뜬구름만 더 키우며 산다.   101202

  

뱀발.  

1. 나란 친구를 멀찌감치에서 보면 그렇다. 멀리만 보려하거나 관여하지 않으려하거나 전적으로 맡기거나 해서 일터나 모임의 언저리에서 이렇다. 몇년 뒤에 그렇게 흘러가더라 거나 다른 친구들과 관리스타일이 달라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구체성의 결여를 목격하면서, 지난 참*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은 것을 돌이켜본다. 현실에 팔리는 것이나 바꾸는 것에 대해 좀 진지하거나 현실적인 것을 요구했다. 지금여기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당장이 급한 것이라고 말이다. 나란 친구는 지금당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2. 어제의 이야기와 사람결을 생각하며 보기를 들어본다. 이렇게 쓰면 이렇게 이해가 걸려오겠지? 이것저것 뭍어와 실감이 날 수 있겠지? 원하는 바나 바라는 바가 스며들겠지? 하는 판단을 해본다. 구름 속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뜬 뭉게구름 속이라도 변치 않는 일관성, 버젓이 이용당하는지 알면서도 속아주는데 인색치 않다. 낚인 것인지 낚은 것인지? 시간은 알려주겠지만 말이다.  

3. 어젠 일* 회식 15년 가까이 변하지 않은 틀을 바꾸려 시동을 건다. 잠깐 쉬는 틈, 고루함과 노회함이 섞였을게다. 그리고 또, 그리고 밀린 마음을 다시 확인해보고 비집고 들어가본다. 그렇게 들어가다가 덜컥 내가 잡혔다. 내 목을 잡고 여기에 내어놓는다. 

4. 낯설지만 반갑다. 아마 또 다른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구름 속 모임에도 좀더 솔직해질 수 있거나 하고픈 바를 표현할 용기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심 차한잔을 마시며 마지막 책장을 덮다.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수유+너머]의 저자가 수유를 넘어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