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루쉰은 말한다. 절망은 허망하다고, 희망이 그러하듯이. 루쉰은 희망을 노래하지도 않고, 절망에 휘청거리지도 않는다. 루쉰은 오지 '지금 이 길'에 대해서만 말한다. 그게 갈림길이든 막다른 길이든, 어쨌든 내 앞에 길이 있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루쉰은 오로지 그것만을 믿는다.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재현이란 무엇인가]의 세번째 장을 읽는다. 살펴읽다나니 저자는 유토피아와 파라다이스를 구분한다. 유토피아가 없는 것을 있다라고 가정한다면 파라다이스는 동양의 무릉도원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 무릉도원은 대단한 별천지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마을이다. 가옥이 있고 마을 사이로 여러 길들이 나 있으며, 논밭과 연못, 나무가 있고..남녀노소가 서로 정답게 삶을 향유하는 곳....에 눈길이 가다가 제법 추위가 매서워지는 곳에서 그쳤다.
[레인보우]엔 레인보우 인디밴드가 나온다. 그리고 아이의 밴드의 [행인 3]이란 곡이 나온다. 그리고 감독은 연신 자본에 갇힌 영화구조에 연신 따귀를 맞는다. 서사가 급박하지 못하고, 갈등구조도 없고, 시나리오 도둑질까지 당하면서 연신 기존 시스템에 따귀를 맞지만 꿈적거리기 조차 힘들다. 그 모습은 잘나가는 후배감독에게 행인으로 취중행인에서 이유없이 맞는 모습과 흡사하다. 엔지를 연발하고, 또 맞고 또 엔지... ...그러다가 취중행인에게 맞따귀를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다. 감독은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을 넣고 싶다고, 사람이 있게 만들고 싶다고 ... ...
목표, 목표를 부르짓는 사회에 대고, 괜찮다고 목표가 없더라도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쓰고 쓴다. 그리고 부르고 부른다. 해변가를 지나치는 레인보우 우산에서, 인디밴드의 [Rainbow Has Gone] 노래에서 무지개는 저기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한다. 마음 속과 곁에 있다고... 주눅들지 말고 걸어가야 한다. 행인1, 행인2가 아니라 행인3의 역할과 그곳에 머무는 시선들... ... 세상은 사람을 마음 속에 넣었으면 한다.
돌아오는 길, 여전히 겨울길목의 추위는 더 깊어진다. 접힌 책을 펼쳐들고 다시 겹쳐 읽는다. 레인보우가 책속에 비친다. 여전히 음들이 가슴과 마음에 울린다. 그리고 그 힘듦 속에서도 엷은 미소를 번지게 한다. 네 마음들이 있어 그리 춥지 않다. 춥지 않을 것이라고... ...
뱀발. 
행인 3 음악..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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