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가 백만민란www.powertothepeople.kr에 가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다.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앞의 말을 뺀다. [괄호]) 가입을 권면?하는 뉘앙스가 느껴진 것 같다.  벙개 3차에서 나온 말이라 뜸을 들이지 않고 말을 잇다. 나무가 있다면 잎도 무장무장해지고 가지도 뻗고 커져야 한다. 당연히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만들고 해야 한다. 진보를 자칭하는 사람들의 전략이나 정책이 그러한 것처럼 국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동시대를 살면서 선거라는 틀에 대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고 맞다고 여긴다. 그래서 나무는 무장무장 햇살을 받아들여 잎과 나무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한번 가정을 해보면 정책이나 전략이 유의미한 것처럼 시간을 품고 있는 삶이란 것을 대위해보자. 좋은 삶이나 평범한 장삼이사의 삶과 가족에 연결된 뿌리는 햇살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닿지 않는 곳으로 깊어졌는가. 뿌리는 점점 무장무장 자라는 나무만큼 튼튼해지고 깊숙해지는가.

그 뿌리는 삶을 흔들고, 우리 사이에 회자 되지 않는 먹고사는 문제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진보에 깜박이를 켜고 있는 사람들이 이성과 이상, 전국적인 사안에 관심이 있는 것은 좋다. 그런데 그 관심사안이 먹고사는 살림살이에 접을 붙이고 있는 것일까? 아무도 버무려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도 전국사안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지역과 작은 사안들을 품으려 하지 않는다. 치열하다고는 하지만 선거용도돌이표 진보는 아닌가. 늘 선거에 가까울수록 열정만 커지고 그림자는 없는 왕복달리기는 아닌가. 끊임없이 운동이란 질주를 하고싶어하는 사람의 동선이 고작거기는 아닌가?

삶의 문제가 크다고 여긴다. 이렇게 사안이 작아지면서 활동을 서로 할 수 있는 고민을 섞는 일들이 뿌리를 내리는 일은 아닌가? 우리의 삶이 그래도 부족하지만 살만하다고 하면, 그래도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재테크와 땅과 내아이만 잘되는 교육에서 한발 비켜선다면 당장은 아니겠지만, 우리 친척들이, 옆에 있는 이웃들이 기웃거리지는 않겠는가?

어쩌면 우리는 지금여기부터 샘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이나 전략이나 정책을 저기서 빌려쓰는 연습만 했던 것은 아닌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샘물이 흘러내린다면 그 샘물이 흘러간다고 하면 그래도 시간에 애걸복걸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시간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우리의 삶이 돈과 돈과 돈에 감금되지 않고, 그래서 조금은 봐줄만 삶이라는 것을 자위만 하더라도 괜찮은 것이 아닌가?

무장무장 크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에 뿌리내리는 활동이 동시에 중요한 것이 아닌가. 혼자 험준한 산을 넘고 상쾌한 정치전략과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리고 또한 이렇게 너의 먹고사는 일이 수면위로 올라와 그래도 내 먹고살일이 빠듯하지만 최소한 활동의 영역은 확장이 되는 진짜고민이 올라와주면 어떨까?

그러니까 너와 내가 만나면 저기 먼 이야기와 고민을 숲을 커다랗게 살찌우는 것도 좋다. 그리고 더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나무가 넘어지지 않도록 너-나부터 먹고사는 일을 슬며시 안주감에 넣는 것이다. 너의 꿈을 물어보는 것도 좋지만, 당장 일년 이년 그 꿈을 물어뜯어 현실이 되고, 현실 속에 너-나의 활동공간이나 영역이 넓어져 세상은 더 뭐해졌지만 너-나의 살림살이나 삶은 그래도 봐줄만하지 않은가 싶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야 삶의 실뿌리 좀 내렸다하지 않은가? 그래도 좌파가 중고좌파쯤은 되어보이네, 삶의 이력이 조금은 붙어가는 것 같네 하는 소리는 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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