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 선입견이나 관점이 일의 진도를 나가다보면 점점 세밀해진다. 관점의 다양함일수도 있겠는데, 그 관점이 무게중심을 가지고 있어, 아니 이기심을 가지고 있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을 상정한다. 그러면 기획이 예상하거나 미쳐 미치지 못했던 부분, 진도를 밀고 나가지 못한 공백이 좀더 선명해진다. 관철을 어떻게 시키느냐의 문제도 불거진다. 어쩌면 논리가 아니라 비합리의 동선도 따라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을 푹 담궜다를 미리 해봐야 비교적 자명한 것을 실제로 만들게 되는 상황에 다다른다. 100816

마중 - 고흥일이 궁금하여 연락을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1박2일 여정이나 빗길운전도 걱정된다. 저녁을 들며 함께 이야기하는데 고흥앞바다와 일상에서 느끼는 샘과 아이들의 관계가 포말처럼 드러났다 숨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친밀감들이 바다향을 풍긴다.  사고와 고민의 시선들이 좀더 작은 일상에서 더 섞일 수 있을까. 관계를 밀어내지 않고 관계를 보듬을 수 있을까. 팍팍한 현실을 볼록한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오목하게 준비할 수는 없는 것일까. 도드라진 친밀함이란 싹의 안부가 궁금하다. 100815

고민 - 주말 두 도서관에 있는 바디우와 가다머의 책을 빌려서 추려본다.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해설보다는 원문에서 고민을 빌려 오려고 한다. 원생각과 해설생각의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다. 앎의 강도, 연결도가 많이 벌어져 있다. 그간극처럼 원심력만 있는 나의 뒷모습이 들킨 뒤, 일상이 뒤틀어진 듯하다. 몇몇 철학 고기 몇점을 한꺼번에 넘기려하다보니 체한 듯 답답하기도 하고, 더부룩하고 토할 듯 미식거린다. 더위와 비에 마음도 출렁거리고 한편으로 몰려있어 어지럽다. 1007 - 1008

가을 - 출근길 노래가 마음사이를 포말처럼 드나든다. 아마 시월 그 어느 날, 스르르 녹았으면 싶다. 그 청명한 하늘 파랑 한점 마시고 싶다.

 



김동규 & 조수미- 10월의어느멋진날에.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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