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아직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익숙지 않다.
강물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눈빛을 열고 매일 밝힌다지만
시들어가는 날은 고개 숙인 채
길 잃고 헤매기만 하느니.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삶인지,
따듯한 삶이란 무슨 뜻인지,
나는 모두 익숙지 않다.
죽어가는 친구의 울음도
전혀 익숙지 않다.
친구의 재 가루를 뿌리는
침몰하는 내 육신의 아픔도,
눈물도, 외진 곳의 이명도
익숙지 않다.
어느 빈 땅에 벗고 나서야
세상의 만사가 환히 보이고
웃고 포기하는 일이 편안해질까.
뱀발....높거나 깊은 사상도 당신의 이마만 못하고 부푼 가슴만 못하다 하지 않았나요....내 주위에 내리는 것들, 내려서 서성거리는 것들, 서성거리며 평생을 사는 것들. 보이다 말다 하는 미세한 것들이 모두 내몸을 시리게 했네....시집을 읽다 메모해둔 것을 다시 놓아본다. 디아스포라의 힘들고 어려움이 곳곳에 배여있어 아프다. 내나라, 낮달, 밤의 묵시록, 국경은 메마르다. 네팔 하늘의 맨살에 닿아서야 피는 소원과 꽃... 여름이 깊다, 곧 가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