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즘

나란 녀석의 동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저리 저리 돌아다닐까. 머무는 점 없이 저리도 나다닐까 그렇게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뒤에서 아이가 와락 한다. 흠칫놀라며 멈칫한다.  좋은관계만 탐하는 것은 아닐까. 흔한관계는 뒷전으로 하고 바라보는 관계만 쫓는 것은 아닌가. 관계는 늘 있어왔거늘 투명하여 없는 것으로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변두리로만 향하는 관계들. 관계들은 이어져 있지 않고 중동나있다. 깨진 거울처럼 나만 부여잡으려해서 멀리비치는 나는 구멍숭숭 뚫려있다. 욕심이 붙어있는 몸의 동선들앞에 점점 강하게 들러붙는 나. 멀리비추이는 나는 관계에 서열을 매기는 내가 중심에 있다. 끊임없이 쫓는 나를 잡을 수 없다. 나에 대한 애착이 너로 가는 길을 잘랐다. 늘 나있던 길을 막았다. 나에 대한 집착을 너에게 가는 길이라 웅변한다. 

너르시즘

너란 녀석의 동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저리 저리 갇혀있을까. 관계의 그늘에 갇혀 늘 다니던길만 점찍는다. 그렇게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너가 나를 바라본다. 눈은 마주치고 주춤선다. 좋은관계만 탐하는 것은 아닐까. 흔하디흔한관계는 뒷전으로 하고 바라보는 관계만 쫓는 것은 아닌가. 관계는 늘 있어왔거늘 투명하여 너에겐 내가 없다. 깨진 거울 속의 너는 여기저기 날선 빈구석들만 가득이다. 욕심이 붙어있는 몸의 동선들앞에 점점 강하게 다가서는 너. 하지만 너를 채울 수 없다. 끊임없이 갈증나는 목을 축일 수 없다. 찾으려하면 할수록 너를 찾을 수 없다. 너에 대한 애착을 너로 가는 길이라 웅변한다.


널 한번 모신적은 있던가. 원하는 것을 탐할 뿐 너와 나 사이에 있는 관계를 모신적은 있던가. 날 한번 모신적은 있는가. 어떤 것을 잡으려할 뿐 있는 것을 두손으로 모아 흘러내리지 않게 보듬은 적은 있던가 

 

뱀발.   

1. 연못에서 놀다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연못의 물위에 살얼음이 얼고, 얼음은 점점 두꺼워진다. 희미해지는 내 모습 사이로 쩌억 금이 간다. 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조각조각난 얇은 얼음파편들. 얼음조각은 날이서고 삐둘빼둘이다.  위태롭다. 햇살이 비추고 연못 주위의 조각난 얼음엔 햇살이 모이고 한방울 한방울 눈물을 담아놓는다. 천개의 나, 천개의 너. 내가 만드려는 얼음기둥은 네가 만들려고 하는 얼음기둥은 너의 눈물을 먹고 자라지만 해가 비추고 있으므로 서서히 여기 응달을 파고들어 더는 만들 수 없다. 내 세상도 아니고 네 세상도 아니다. 어쩌면 벌써 우리들 세상이다. 얼음을 얼릴 필요도 없고, 물 한점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늘 언제나 물한점, 눈물한점 모이고 따듯하게 온기를 나누면 그뿐이다.  연못은 툭 터지고 나의 얼굴도 한점 한점 흘러간다. 그리고 저기 터진 샘물의 한점을 만나 또 간다.  

2. 여기저기 묻어 있는 나를 만난다. 그렇게 먼나는 제각각이다. 섬찟한 넘도 있고, 알량한 놈도 있고, 일편향인 놈도 있고, 맘씨 푸근한 년도 있다. 어디를 그렇게 가는 것인지 쫓아가보니 이것저것 흘리는 것도 많다.  

3. 얼굴밖에 볼 수 없었다. 등 뒤를 보려하지 않았고, 밝음만 애써 찾으려 기를 썼다. 어느날 문득 저기 먼곳 등 뒤편의 얼음조각을 통해 뒷모습이 비친다. 아차... ... 나란 인간은 늘 그랬구나.  그 딱지를 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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