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불볕더위, 땀이 샘물처럼 솟는 날. 꽃사냥을 나선다. 원추리는 모둠모둠 자태를 뽐낸다. 얇은꽃잎 세장, 두툼한 꽃잎 셋. 꽃잎에 번지는 색의 경계로 빨려들면서 어느새 난 호랑나비처럼 꽃방에 머리를 쳐박고 있다. 그렇게 정신을 잃어버린 나비들은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넘실넘실 꽃술과 꽃들사이를 넘나든다. 그러자 다른 한녀석이 날아든다. 꽃들도 관심없는 듯 몇길 높이에서 서로 뒷서거니 앞서거니 입을 맞추고 도망가는 모습에 끌려 정신줄을 놓는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날개짓은 우아를 넘어선 교태다. 그렇게 꽃과 꽃에 파묻힌 나비와 꽃. 주위를 맴도는 나비와 한길 위를 넘나드는 암수 한쌍에 시선이 오가는 사이, 어느 틈에 날아온 새들 한쌍이 빠른 날개짓으로 동선을 크게 그리며 노닌다.

지난 산행에서도 녀석들은 들켰다. 노린재인지 뭔지 모르겠으나 아예 꽃술안에서 신방을 차리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것이다.

질투심도 잦아든 지금. 난 불화를 걱정한다. 세상과 그렇게 넘실넘실 춤추지 못하고 그렇게 엉거주춤 세상에 춤한번 권면당하지 못하며 서있는 것은 아닌지? 삶을 껴안고 그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으면 좋으련만, 너-너-나를 보듬고 세상위를 춤추고 혼미하고 정신을 잃고 싶건만, 이렇게 세상과 불화다.

  


 


안해가 말한다. 끊임없이 세상을 남실거리는 당신을 보면 아이가 당신을 닮을까 걱정된다고 책을 몽땅 갔다버리고 싶다고... ... 가족이 무엇일까? 세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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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7 0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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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7 1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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