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님의 침묵의 첫머리이다. 님만 님이 아니라 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기룬 것에 멈칫하다 여러편을 살피다 그리운 것이겠지라고 해본다. 조금 살펴보니 그리운 것이다. 헌데, 기룬 것이 '기울인'이나 '기른' 것으로 잘못 새겨보고 싶다. 이별과 눈물과 죽음.....그의 말을 쫓다가 지하철을 내린다. 자칫하면 오늘도 지나칠 뻔, 우거질 녹음 사이로 시를 몇편 더 마음에 담아본다. 또각또각 손전화에 열중하는 아가씨의 걸음걸이가 같은 속도로 저녁 어스름을 가른다.
두 모임 동시에 있다. 그래도 조금 서늘한 모임을 골라본다. 온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준비의 농도가 조금은 약한 것은 아닌지, 청강하는 내내 준비해오지 않은 발제문을 읽는 듯 불안하다. 사전 교감, 문을 들어설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이나 몫이 그래도 제법 길다운 길을 가게 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청강 덕에 낙서만 남다. 때를 놓치듯, 모임의 색깔이 바뀌려면 그래도 척은 해야하지 않을까 뜨듯 미지근한 만남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서운함이 밀려온다. 0*과 *0 그리고 나* 100512
선배의 다리로 오랫만의 바쁜 기*단과 자리를 나누게 되다. 할 얘기 느낌들은 왜 이리 더디게 흐르는 것인지? 사소함의 자리나 연결고리들, 그 몫을 피하거나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만남이 없는 동색은 딴색은 아닐까? 자주 만나고 마음을 풀고, 일로 빈 간극을 채우고 섞이는 과정 뒤의 새로움이 설레이기도 한다. 하고 싶은 얘기, 나눌 꺼리들은 많지만 몸이 움직이고 난 뒤로 잡아 보자. 100511
바람이 좋은 날은 많지 않다. 로드 카페에서(슈퍼앞 땡땡, 전주 전일슈퍼생각이다.) 한잔 술과 얘기가 곱다. 행복하냐는 질문이랑 이 노친데 여성에 대한 편견과 노망끼까지 언설을 펼치는 재잘거림이 느티나무 잎을 닮다. 기획이란 무엇일까? 못볼 것은 보는 것이겠지. 그리고 곰삭이는 일, 봉우리즈음에서 마음이 막힐 때, 다른 이의 마음의 시선을 빌려보는 것이겠지. 편안히 너를 등에 대고 하늘을 보고 땅을 보게 하는 일. 그런데 우린 참 바쁘다. 어디에서 마음이 막힌 것인지, 그 마음의 골목길엔 관심이 없다. 골목길 넘어만 관심이 있어, 그것을 보기 위해 저리로 바쁜 듯 돌아간다. 막다른 골목길 담벼락을 올라가려는 이도 없지. 그래 미리 못볼 것을 미리 간보는 일인데 손가락을 내밀지 않는다. 마시려고 할 뿐, 메인메뉴만 기다릴 뿐... ...
모임이 늦어 급한 술과 얘기를 같이 털어놓는다. 취기가 바람결처럼 오르내리고 바람좋은 늦은 봄밤처럼 살랑인다. 늘 이 밤만 같다면, 늘 이 색만 같다면... ... 100510



마음의 손자락에 잡히는 연초록을 모으다보면 연푸르름을 안고 연새록에 눕고 맑은 연두 한방울 우려내어 마셔도 될 듯 눈에 시린 녹음은 다가설수록 길을 잃고 이내 푸른 마음도 찾을 길 없네
출장길 연초록이 너무 좋아 그리운 이들에게 문자를 넣어본다. 답장이 하루 뒤에 오는 것은 어인 일. 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