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나섭니다. 저기 영춘화도 봄을 맞은 듯한데, 마음이 자꾸 그리고 향합니다. 헌데 살금거리며 다가서도, 노란빛마저 감춥니다. 날은 흐리고 연일 내린 눈꽃들 때문인지 괜한 푸념을 해봅니다. 며칠 며칠 곰곰 빈 나무들만 챙겨봅니다. 나무, 나무 가지 사이, 선들을 따라가다보면 나무, 나뭇가지가 아니라 나무에 또 작은 나무...작은 나무에 또 다른 나무들이 자란 듯합니다. 나무는 나무를 낳고, 그렇게 서로 뿌리를 내리며 자라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 우아한 선들 사이로 앞다투어 신록은 비칠터이고, 그 속에 부서지는 햇살을 담아봅니다. 이렇게 봄을 맞는 나날. 며칠 뒤의 발길이 무색하지만 마음은 늘봄입니다. 

100213  10k 90' 100215 5k  100216 5k.  

 뱀발. 늦은 저녁 교수직을 그만두고 활동가로 전직하는 분과 함께하였습니다. 나눈 이야기들 사이, 봄도 겨울도 함께 비칩니다. 남일이 아닌듯 아리고 설레입니다. 설레이고 아립니다. 사는 것이 겹치는 것이겠죠. 서로 뿌리를 깊숙히 내려야만 그렇게 동네입구를 지키는 나무들처럼 든든하겠죠.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들이 내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