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달이
밤하늘에 뚫린 작은 벌레구멍이라고 생각했다
그 구멍으로
몸 잃은 영혼들이 빛을 보고 몰려드는 날벌레처럼 날아가
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달이 둥글어지는 동안
영혼은 쉽게 지상을 떠나지만
보름에서 그믐까지 벌레구멍은
점차 닫혀진다 비좁은 그 틈을 지나
광막한 저 세상으로 날아간 영혼은
무엇을 보게 될까
깊은 밤 귀기울이면
사각사각
달벌레들이 밤하늘의 구멍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남진우 <달이 나를 기다린다>

뱀발. 1부를 보니 온통 내가 좋아하는 달님이야기로 가득하다. 그 달님을 보며 난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이곳에 다시와 첫달림을 한 그날 그윽한 달빛이 반짝였고 은은하게 지는 별빛은 어쩌면 달벌레에게 잡혀 먹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오늘 늦밤, 아침 일찍일어나 많이 바뀐 천변과 산길을 돌아다니며 몸,마음 맞춤을 하다. 10k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