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달이

밤하늘에 뚫린 작은 벌레구멍이라고 생각했다 

 

그 구멍으로 

몸 잃은 영혼들이 빛을 보고 몰려드는 날벌레처럼 날아가 

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달이 둥글어지는 동안 

영혼은 쉽게 지상을 떠나지만 

보름에서 그믐까지 벌레구멍은 

점차 닫혀진다 비좁은 그 틈을 지나 

광막한 저 세상으로 날아간 영혼은 

무엇을 보게 될까 

 

깊은 밤 귀기울이면 

사각사각 

달벌레들이 밤하늘의 구멍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남진우 <달이 나를 기다린다> 


뱀발. 1부를 보니 온통 내가 좋아하는 달님이야기로 가득하다. 그 달님을 보며 난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이곳에 다시와 첫달림을 한 그날 그윽한 달빛이 반짝였고 은은하게 지는 별빛은 어쩌면 달벌레에게 잡혀 먹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오늘 늦밤, 아침 일찍일어나 많이 바뀐 천변과 산길을 돌아다니며 몸,마음 맞춤을 하다. 10k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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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2010-01-3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달을 보는데 월식 같이 한쪽이 가려져있더군요. 월식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그 이지러짐이 무엇인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저도 밤하늘의 달을 좋아해요. ^^

여울 2010-02-02 01:41   좋아요 0 | URL
오늘 달을 위에 걸어두었어요. 그림자도 ㅎㅎ

여울 2010-02-01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간만의 산책이고 달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달을 보는 겹눈이 하나 더 생긴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