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내린다. 함박 핀 눈, 함박안은 눈, 날카로운 키스처럼 뺨에 부딪는 눈들. 아침 눈들이 서성인다. 지나치는 차의 속력에 맞춰 눈들은 음표를 달고 날린다. 그렇게 모든 음표를 붙인다. 하나 둘. 굵고 작은 변주들. 부유하는 음표들의 현란함. 느티나무 가지들 사이로 내리는 화음. 솔잎 사이로 바람을 밀어 부딪는 음들의 잔치. 후박나무 오동나무 댓잎 숲들의 반주. 강물을 반음을 끊임없이 적시는 노래... 한참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음에 취해 혼미하지만 그래도 도돌이표를 넘어서는 반주에 흠뻑 취하다. 어제도 그러했다. 날카로운 새벽은 되돌이표를 넘어선 생각이나 고민의 성찬으로 가득하다.09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