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다거나 강물처럼 흐른다거나, 시간을 무색의 버전으로 탈색시킨 시대. 시간의 균질화는 가져왔지만, 시간에 감정도 감성도 부여하지 못하는 아둔함들이 같이 자라게 한다. 시간이란 것이 골짜기나 능선을 갖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세뇌시켜 밋밋한 것으로 돌려버린다. 기다려지는 시간, 기대하는 시간과 애틋함이 자라는 시간은 엄연히 다름에도 마치 일의 뒷끝만 쫓아가 마음과 혼을 앗아버리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일끝에 삶이 매달려있는 회색이나 사막색이다. 시간에 색깔을 물들이는 순간. 촉촉한 이슬내음 향긋한 시간, 곰삭혀 발효의 맛을 느끼는 순간, 따듯한 온기가 스며드는, 마음이 점점 따스해져 눈물로 맺히는 순간, 들뜨고 기다려져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들. 끊임없이 회색으로 회색으로 덧칠하는 시간들만 남는, 저 사막의 색깔만 남은 시간의 조각들. 어쩌면 내시간이 꽃들로 화사하게 피어, 꽃봉오리로 열리는 시간의 틈새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렇게 화사한 웃음의 시간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 

오늘 하루 당신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은, 나-너의 시간은 어떻게 향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색으로 번지고 있는 것인지? 

뱀발. 회의를 마치고 뒷풀이. 이야기도 익고 밤도 깊고 이야기가 팔랑팔랑 난다. 잠이 깰 무렵 시간에 대한 생각이 스며든다. 낮 잊혀진 듯하지만 다시 슬그머니 올라온다. 아~ 감청의 시간들. 며칠이 지나며 물이들겠지. 저 낙엽의 색깔을 가진 시간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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