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역 분향소를 다녀오다. 빗발이 얇은 듯 그친다. 서명하고 받아든 근조리본, 국화한송이. 기다리다 어린아이 둘. 가족과 나란히 서서 분향하다. 지역방송사가 인동초의 삶과 꿈이란 대형화면 방영을 하고 취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고, 가고 오는 길. 시집의 행간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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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동료가 묻는다. 도서관엘 다녀왔냐구. 그래서 목포역 분향소엘 다녀왔다구 했다. 아침을 들려고 하는데 묻는다. 평소에 김대중선생을 존경했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아니라고 했다. 집권때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이 더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한 인물을 어떻게 만나겠느냐고 했다.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물에 대한 예의라고,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사실이 그렇다구 말이다. 박근혜지지자든 이명박지지자든 박정희에 대한 로망이 있든 없든 빨갱이니 좌빨이니 하는 것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구. 2-3달전 그 동료는 나에게 노무현 종씨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똑같은 대답을 해주었다. 장막뒤에 몸을 숨기는 그들의 마음이 궁금하다. 이런 일상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솔직히. 똑같은 신문을 밑줄긋고 읽고 책은 한권도 보지 않는 기계같은 일상의 친위대엔 말이 섞일 틈이 없다. 그리고 슬그머니 그 장막밖으로 나설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분위기에 붙어먹으면 되니까. 하루의 적당한 불쏘시개면 될 뿐. 정작 삶하고는 별개의 문제이기때문이다. 그러면서 때가 되면, 손톱만한 손해에 기를 쓰고 얼굴을 붉히고 다가설 것이다. 쪼르르. 쪼르르. 한번도 나의 삶의 밖 동선을 가보지 않았다. 촛불도 시위도. 왕년만 일삼을 뿐. 태반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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