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 아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거야. 아는 거는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보다 더 나빠. 중요한 건 깨닫는 거야. 아는 것과 깨닫는 것의 차이가 있다면 깨닫기 위해 아픔이 필요하다는 거야. 160쪽  


- 학대에는 몇가지 종류가 있어요. 신체적 학대, 즉 폭력이 대표적이고. 성적 학대, 감정적 학대. 그리고....방치.... 방치가 있죠. 말하자면 배고플 때 밥을 안 주고 기저귀를 갈아 주어야 할 때 갈아주지 않고, 안아주어야 할 때 전혀 신체적 접촉을 해주지 않는.....그리고 감정적인 학대.....말하자면 싸늘하게 대하는 거, 사랑을 주지 않는 거.....다  학대예요.... 170쪽

- 주위의 모든 사람이 진흙 같은 빵 한 조각 때문에 투쟁할 때 고상한 즐거움을 누리는 게 옳다고 할 수 있을까?  -크로포트킨

- 깨달으려면 아파야 하는데, 그게 남이든 자기 자신이든 아프려면 바라봐야 하고, 느껴야 하고, 이해해야 했다. 그러고 보면 깨달음이 바탕이 되는 진정한 삶은 연민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연민은 이해 없이 존재하지 않고, 이해는 관심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관심이다.....그러므로 모른다. 라는 말은 어쩌면 면죄의 말이 아니라, 사랑의 반대말인지도 모른다. 248쪽

 
   


요약.

아무것도 아니야=아는 것 < 깨닫는 것 <-- 아픔 <--바라봐야 - 느껴야 - 이해 <= 연민 <--이해 <-- 관심 = 사랑 <---> 모른다. 그건 난 몰라. 

뱀발.  

누가 땡쓰투를 했길래 어떤 것인가 보니 새롭다. 벌써 그 위에 덧칠이 되어 나의 흔적이 낯설다. 메모를 찬찬히 보다나니 도식이 그려지고 몇가지 생각이 겹친다. 안다고 하지만 깨닫지 못한다. 단 한번도 단단한 알밖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일터도 그렇고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면 한결같이 과거을 얼려놓고 그 추억속에 사는 것 같다. 그들을 만나면 만날 삶의 경계도 사는 것도 어느 것 하나 겹치기가 요원하다. 그 요원함은 활동을 한다는 명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조금은 낫지만 얼음처럼 차거워진 추억이나 불꽃같은 삶을 얼려놓고 그 근거에 연신 뿌리를 붙이려 노력할 뿐이다. 아는 것은 점점 많아질지 모르지만 그 경계를 서성거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부단히 그 틀을 깨려고, 그 알에서 깨어나길 고대하던 불면의 밤과 고민들도 그(녀)를 녹이지 못했다. 잠시 아파하는 듯하지만 어김없이 아침이 되면 그 자리로 돌아가곤 한다. 취중은 자신을 알아달라는 연민을 팔지만, 정작 고민이나 이해를, 관심을 스스로 위무하는데 쓸 뿐 깨닫는데는 쓰질 않는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다고 나는 나를 모른다고 할 뿐이었다. 그(녀)의 경계밖을 나서고 있음에도 나는 아니야. "나는 우물안이 편해"하고 다시 들어갈 뿐인 것이다. 

나르시즘의 포로가 되어, 얼마나 이해하려하고 연민을 갖고 바라보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그 아픔을 옳게 깨닫는데 쓰지 못하는 아둔함이란. 

이런 생각들이 빵 한조각으로 싸울 때 다른 여유가진 자의 고상한 사치라고 하면 달게 받겠다. 하지만 사치는 나의 것이지, 깨달음을 가져가는 것은 너의 것이므로 별개의 문제다. 나의 사치가 당신이 앎을 넘어서는 것 하고 별개의 것이고, 정작 별개의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사치는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되새김하며 정작 걸리는 대목은  " 감정적인 학대, 싸늘하게 대하는 거, 사랑을 주지 않는 거 다 학대예요."에선 정말 내 문제로 뜨끔거리는 것이다. 사치도 아니고 정말 그런 것이 아닌지 섬뜩해지는 것이다. 나는 싸늘한 학대를 뿌리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문제가 붉어지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정작 하려던 말. 나는 모른다. [몰라]가 그(녀)의 것이 아니라 나를 칭칭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르고 싶어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결국 깨닫는 것은 내문제로 다가서는 것이다. 관심갖고 이해하고 연민, 아파하는 고리를 밟지 않으면 그 껍찔을 깰 수 없다는 점이다.  

뱀발 둘. 조금이라도 책 사신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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