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4 상가가 있어 조금 일찍 올라오다. 동행이 있어 표를 끊어주었더니 무화과를 한가득 건네주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지루하지 않게 올라오다나니 해가 찌를 듯 익는다. 짐도있고 가게에 들어가 잔돈을 바꾸려 일회용면도기를 한다스 집어들었더니 천냥이다. 아주머니가 무화과상자를 보신듯 말을 건네, 무화과를 맛보라고 드렸더니 함박웃음이다. [맨정신은 말못해] 모임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지난주의 업보도 있고, 곧이어질 번개선약도 있는지라 무화과만 챙기고 사무실을 나선다. 해는 이즐어져 있다. 

동동주에 저녁 한점. 아이들은 자전거 엠티. 그렇게 나누다가 일년만에 귀국한 멤버.(개*** 그룹으로 울타리짓고 있다.) 생각도, 이야기도 나누고 간간이 만남의 횟수는 누적되어가지만 왜 몇년전으로 정지해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깊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머리 속-느낌들만 변하지 않게 방부처리한 것일까? 몸이나 새로운 삶이나 고민을 번지는 힘, 서로를 물들이지 못한다. 그대로 서로의 경계는 선명한 듯. 삶의 교집합이나 접촉점은 고민의 힘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향수를 되먹고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텐데. 위로받을 수도 있지만 몸도 마음도 주춤거리고 한발짝도 다른 곳으로 딛지 못하는 것은 아닐는지. 그러고보니 뉴스에 언듯 창당소식이 들리는 듯하다. 비치는 불빛만 보려할 뿐 고개를 들어 무수히 쏟아졌던 쏟아지는 불빛은 정말 보려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0815 오랜만이라. 아*** 청소년 모꼬지를 느지막히 친구를 볼 겸 찾아간다. 프로그램없이 내하고싶은 것 하기란다. 녀석들은 만화책을 잔뜩빌려가더니 나오질 않고, 각기 각각의 장소에서 삼매에 빠져있다. 주최측도 말이다. 오기전 벌써 한차례 공연이 있었다는데, 식사뒤 주인장의 공연이 되자 앞서 몇몇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빼거나 주춤거리는 것이 없는, 표현하는 것의 경계도 없는 듯 글도 말도 노래도 자연스럽다. 모닥불피우고 흘러나오는 노래가 불빛과 별빛에 흐른다 싶다. 깔깔거리고 호호거리고 감자며 옥수수며 게임에 별은 총총스며들고 달은 솟아오른다. [달이 차오른다]란 장기하노래데뷔도 어른거린다. 아침 봉숭아와 개망초...넝쿨....들 그림첩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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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저녁 참*회의가 잡혔다. 홍**님 답문자도 오고 회의 끝날 무렵 만나면 되겠다 싶은데.- 주말 동네 SSM입점 반대 대책위 경과를 건네 듣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동네 활*가들의 영향이 외롭게 함께해있다. 성명도 홍보도 대책도 그들의 몫이 컸다. 주부들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행정명령이 나더라도 승산이 미미할텐데. 소비자의 선택권만 주장하는 얄팍함을 뚫고 넘어설 수 있을까? 간담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하다 섞이지 않고 턱을 넘다말다한다. 밤은 이슥해지고 정작 만나려는 친구는 먼저가고 애꿎은 나만 마지막을 나누었다. 강물을 어김없이 흘러가는데 때를 쥐어잡지 못한다. 이번에도 여전히 실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대책위의 몫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동네촛불의 모둠만으로 큰강물에 쓸려내려가는 것은 아닐까? 쓸려내려가고 단돈 십원싼 편리가 나에게 움켜쥐어지므로 '몰라라'가 동네를 배회하고 있다. 장마비를 저기 아파트 산위에서 구경들 하고 있다. 떠내려가는 돼지를 잡으려하고 있고... ... 아~~!!! 

-참* 회의다. - 어제 그만한 시간. 사람생각이 오른다. 다음날이라도 만나고 싶은가보다. 강주성님 이야기도 듣고, 편하게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 좋을 듯한데, 사람이 여럿이라 아쉽기만 하다. 회의도 조금 늦어지고, 사실 참* 고민에 나날이 생각을 무척이나 많이 담그고 있다. 생각만, 머리에 있는 것만 되는 것이 모임이 아니라 몸으로 서로를 품는 만큼, 단체끼리 점을 선으로 만드려는 몸의 연대만이 겨우 머리의 연대를 가슴이나 손과 발로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만 납덩이처럼 무거워진다. 마음도 의욕도 사라진 친구를 너무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역할이 바뀌지 않으면, 관계가 너무 눅눅해지고 지리해지는 것 같아 더위만큼 고문인 듯 싶기도 하다. 

새벽. 어둠은 창문밖에서 점점 산과 논이 넓어지며 환하다. 서*로 거슬러올라가지 않으니 제법 운전이 느긋하게 전세내어 타는 듯한 기분도 괜찮다. 모처럼 광*코스를 밟아보았는데 역시 도시에 다가서자 마자 호흡이 막힌다. 왜 이리로 왔는지 싶다.- 낮에 조금 졸다.- 한바퀴 바닷내음 적시는 산책을 마치고 흔적 남긴다. 음 그리고 무화과의 동선은 결국 저기 나무카페까지 갔다. 가을 새벽 이슬이 내릴때 잠많던 누이도 먼저 일어나 따먹는다는 그 무화과의 맛을 한* 사람은 전혀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3년을 꾸준히 복용한다면 효과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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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4: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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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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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0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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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1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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