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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교수님이 직접 쓰신 <지구를 살리는 경제책>과 번역한 <광고 속에 숨겨진 경제 이야기>를 미리 공부한 청소년아카데미에서 강수돌 교수님을 초청했습니다. 이광원 선생님과 자녀를 같은 대안학교에 둔 백(?)으로 강수돌 교수님이 아카데미를 찾아주셨지요. 그대로 받아 적어도 독특한 억양과 유머러스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는 걸러지는군요. 아쉽습니다. 좀 부족하지만 사진과 글을 재료로 한시간 반동안 강연을 다시 되살려 보시길.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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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했는데 집에서 쉬세요? 학교 나가요? 쉬고 있어요? 반반이에요? 학교 나간다는 이야기죠. 8월 10일부터 보충있어요? 네. 선생님이 학교 다닐 적에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그 사이에 수많은 뜻있는 선생님 어머니 아버지들이 방학 때 애들 놀렸으면 좋겠다. 또 야간자율학습 없었으면 좋겠다 얘기했는데도 여전히 그대로 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욕심 때문에.
네. 또, 그 이유는 뭘까요.
-잘 모르겠어요.
질문이 뭔지는 알아요? 특이한 교실이에요. 보통 모범생이 앞에 앉는데. 앞에 앉은 학생은 잡담을 안 하는데 말이죠. 이광원 선생님 집에 딸과 저희 집 아들이 같은 학년 같은 대안학교 다니기 때문에 같은 학부영이고 그 백으로 여러분들이 나를 이렇게 만나게 된 거에요. 대단한 백이에요. 나를 높이려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여러분들 만나서 반갑다는 얘기를 하고 싶고 대전에는 저쪽 선사박물관에서 강의한 적이 있고 청소년 수련원에서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어른들 강의도 온 적이 있고. 우리 마을에 엉터리 같은 고층아파트가 오는 바람에, 그거 싸우느라고 여기 녹색연합이나 환경운동연합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어요. 갑천길이라는 노래를 선생님의 아내가 만들어서 갑천을 사랑하는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혹시 여러분들 갑천가는 길 불러본 적 있으세요. 없죠. 나중에 히트칠 겁니다. 사인 받아 두세요.
오늘 크게 두 가지 중심으로 이야기해달라고 들었는데 물론 책 중심으로 이야기 하진 않을 거지만 혹시 이 두 책 읽어 본 사람 있어요?
(<지구를 살리는 경제 책> <광고 속에 숨은 경제 이야기>) 대부분 다 읽었어요?
여러분들 경제 하면 뭐가 떠오릅니까. 돈. 돈이 떠오르죠. 주식 또, 은행 좋아요. 또 성취 좋습니다. 또? 학교에서는 맞다 틀리다 빨리 가려내지만 오늘 수업은 가려내는 게 아닌 여러분들의 생각을 정리하는 거니까 편하게 얘기해요.
-정치
왜 정치를 생각했어요?
-공무원 생각 했어요
공무원이 경제와 어떻게 연관이 될까. 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도와준다는 뜻에서 공무원이 뒷돈을 많이 받는다는 뜻에서?
-뒤에 얘기요.
후자? 중학생이에요, 고등학생이에요?
-중학생이요.
중학생이 뒷돈을 받는다는 뜻에서... 원래 공무원의 뜻은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국민을 위해서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죠. 공무원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에요?
-대통령
그 다음에 누가 있어요?
-국무총리
네. 대통령 국무총리 이런 사람들 있죠. 그 다음에 검찰도 있고 판사도 있고. 여러분 동마다 동사무소에서 일하시는 분 다 공무원이에요. 길에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도 공무원이에요. 크게 보면 공무원들은 굉장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일부 타락한 사람들이 있어요. 가끔. 그게 문제겠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여러분들 경제라는 말의 원래 어원이 뭐라고 배웠어요. 동양에서 뭐라고 배웠어요. 넉자로 뭐라고 해요.
-경세제민
그렇죠. 경세제민 한자로 쓸 수 있는 사람? 어려워요?
-경세제민(한자로 쓴다)
이것의 줄임말이 경제죠. 뜻이 뭘까요. 이거 알아두면 좋은 건데 이 경자는 경영한다는 경자에요. 세상을 잘 경영해서 백성을 잘 살도록 구제한다, 도와준다 이 말이에요. 그러면 가만히 따져보세요. 잘 다스리고 구제한다는 것은 보통 경제보다 정치같은 느낌이 들죠. 보통 경제는 돈벌이 같은데 다스리고 구제한다니까 정치 같지 않아요. 그죠? 그런 의미에서 원래 경제라고 하는 것은 정치와 다른 게 없는 거예요. 올바른 정치라고 하는 것은 세상을 잘 다스려서 백성을 잘 살도록 도와주는 게 올바른 정치라는 거죠. 대통령도 경제를 살립시다 하고 등장했잖아요. 원래 정치와 경제는 다른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결국 중요한 것은 백성들이 잘 먹고 살도록 도와주고 여건을 조성하고 제도를 만들고 바꾸고 노력하는 것이 원래 정치라는 것이에요. 여러분들이 학교 공부하는 것도 짜증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신바람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하루에 몇 시간만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네 마음대로 뛰어 놀아라 이러면 즐겁겠죠? 아니면 밤 12시까지 뺑이치게 하는 것이 즐거울까? 어떤게 즐겁겠어요.
-첫 번째요.
당연하죠. 그럼 오전에는 뭐 배우고 싶어요?
-교과과목
기본적으로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도 있겠죠. 오후 시간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러 가야죠. 놀고 싶은 사람은 놀러가고, 떠들고 싶은 사람은 떠들러 가고, 담배피우고 싶은 사람은 담배피우러 가고, 자전거 타고 싶은 사람은 자전거 타러 가고 그렇죠? 이렇게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면 에너지가 솟구쳐 올라서 생활이 신날 거 아니에요? 생활이 신나고 기분이 좋으면 오전에 공부할 때도 집중할 거 아니에요. 오전에 공부하는 것 조차도 아이들을 일등부터 꼴지까지 줄 세워서 두드려 패면 기분 좋겠어요? 안 좋겠어요?
-안 좋아요

선생님이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오늘 아침에 글을 하나 썼는데 제목이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 중에 오늘 말한 게 들어있어요.
-미디어법이라도 없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그거 없애겠다고도 썼어요. 그리고 수많은 미네르바가 만들어졌음 좋겠다, 그것도 썼어요. 하여간 그런 의미에서 경제가 원래 백성이 잘 먹고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이게 올바른 정치고 올바른 경제다. 먹고 사는 것이다. 경제를 영어로 하면 뭐라고 해요? economy죠. 이코노미를 어원적으로 따져보면. eco가 그리스 로마 고대어에서 왔는데 영어로 보면 홈이라는 뜻이에요. nomy는 뭐냐면 경영 경영학이라는 뜻이에요. 가정을 잘 관리 하는 것에서 경제라는 말이 온 거에요. 가정을 잘 경영하는 게 뭐에요. 살림살이죠. 살림살이가 바로 economy라는 거예요. 그러면 동양의 경세제민이나 서양의 이코노미나 결국은 살림살이를 뜻하는 것이죠. 그럼 여기 위에 말했던 돈 벌이와 살림살이가 무슨 상관있느냐. 원래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돈이 필요할 수는 있겠죠. 행복한 삶이 목적이고 그 행복한 삶을 위해서 돈을 수단으로 이용할 수는 있겠죠.
여러분들 돈을 위해서 행복한 삶을 희생하는 것이 옳을까. 삶을 위해서 돈을 희생할까요.
-돈을 희생해요.
그죠. 그런데 여러분들 집집마다 잘 살펴보세요. 어른들이 돈 버느라고 여러분들과 대화할 시간이 충분히 있습디까 없습디까.
-있어요.
있는 집은 좋은 집이죠. 행복한 집이죠. 그런데 없는 집이 더 많아요.
-그런데 삶을 위해서 돈을 번다는 것과 돈을 위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그게 그거 아닌가요?
아니지. 일억을 모으고 십억을 모으고 백억을 모으기 위해서 오로지 돈에만 빠지는 것은 잘못된 거지. 삶을 위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여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그것만큼 돈을 버는 거예요. 오로지 돈만을 위해서 내 모든 삶을 희생시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죠. 여기서 정리해야 할 것은 삶을 위해서 돈이 수단으로 필요한 것이지 돈을 위해서 삶을 희생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거 분명하게 알아둬요. 여러분들이 공부하는 목적도 오로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일등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내가 즐기고 싶은 자전거 여행이라든지, 책을 읽는 것이라든지, 연극이나 영화를 감상한다든지 이런 거 하고 싶은 거 다 제쳐놓고 오로지 공부만 달려가고 나중에 돈만 많이 벌겠다 하는 사람은 나중에 지나보면 내가 인생을 헛살았구나 이렇게 된다는 거예요. 어른도 마찬가지에요.
여러분 나이 때 공부도 하면서 즐길 것도 즐기고 내 꿈이 뭔가 인생의 목표를 잡아가야 하는 시기라는 거죠. 나는 다음에 꼭 뭘 하고 싶다. 이런 걸 찾아봐야 해요. 이런 걸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독서나 여행이나 어른들과의 대화나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어요. 밥 먹고 도서관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인생이 풍요롭지 못할 수 있어요. 친구들도 다양하게 사귀고 재밌는 놀이도 하고 체험캠프 같은 데도 열심히 다녀오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공부 꼭 1등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김연아 선수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지만 국영수 다 잘하지 않았어요. 공부 잘해서 카이스트 최연소 교수님이 된 여자 박사님이 최근에 텔레비전에도 나고 그랬죠. 그런 사람들을 보면 공부만 한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다양한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균형잡힌 생활을 하는 사람은 얼굴이 행복해요. 행복하니까 내가 뭘 할지 잘 찾아서 할 수 있어. 공부를 하든 스포츠를 하든 음악 예술을 하든 자기가 하고 싶어서 선택할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죠.
두 번째로 이야기 할 것이 뭐냐면 원래 의미의 살림살이라고 하는 경제가 오늘날 돈만으로 평가하는 경제가 되어버렸어요. 경제가 잘 돌아간다 하면 돈벌이가 잘된다. 돈벌이가 잘된다는 게 구체적으로 뭘까요. 가정에서는 어머니 아버지가 소득이 높아진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윤이 높아진다. 나라 전체의 입장에서는 수출 많이 해서 달러를 많이 벌어들일 때 그럴 때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하죠. 그런데 그렇다고 할지라도 살림살이가 쪼들릴 수가 있어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회 전체적으로 사회 양극화가 있어요. 한 쪽의 일부 사람들은 돈벌이가 잘 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돈벌이가 안 될 수 있어. 그렇죠? 사회 양극화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표현 방식이 있는데 여러분들 아는 걸로 뭐가 있어요. 20:80사회 네 선생님이 12년 전에 번역한 책,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에 나오는데 20:80사회 맞아요.
파이의 크기가 있고 파이의 분배가 있고 파이의 원천이 있어요. 여러분들 피자 파이처럼 파이 있죠. 어른들은 부침개라고 하기도 하고 전이라고 하기도 하고. 이태리로 가면 피자파이라고 하는 거고, 빵이라고 해도 되고 부침개라고 해도 좋아요. 이걸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이 있죠. 이게 성장을 중시하는 거예요. 그럼 분배는 뭐에요. 키우기만 하면 안 돼. 평등하게 가야 하는 사회가 좋은데 20:80의 사회가 되어 버렸어요. 이게 뭐냐면 20%의 사람들은 잘 살고 80%의 사람은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로 힘들게 살아간다. 그래서는 안 되지 않느냐? 이 말이죠. 또 다르게 표현하면 20%의 소수는 사회적 자본의 80%를 쓰고 있고 나머지 80%의 많은 사람들은 20%를 가지고 살려고 아등바등하니까 힘들어지는 사회다. 그래서 되겠느냐? 하는 의식이 분배적 차원이죠. 요건 만들어 내는 거지만 요건 나누어 먹는 차원. 그럼 원천은 뭘까? 파이를 열심히 크게 키워야 하는 차원이 있고 골고루 먹어야 하는 차원이 있다면 원천이라는 것은 무슨 차원일까? 파전 부쳐 먹은 적 있어요? 빵 만들어 본 적 있어요? 파이의 원천은 뭐냐하면 빵을 만들 때 그 빵의 재료를 말하는 거예요. 그 재료가 방부재, 농약 제초제 호르몬제, 항생제가 섞인 밀가루를 쓰면 좋을까 나쁠까?
여러분들 치킨 좋아하죠? 삼겹살 좋아해요? 한우 내지 미국사 소고기 좋아해요? 미국산 빼고. 미국산이나 호주산이나 한국산이나 크게 보면 비슷해. 그 소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분 베스킨라빈스 알아요. 아이스크림이죠. 베스킨라빈스가 어떤 아이스크림회사인줄 아세요. 베스킨라빈스가 사람이름이죠. 베스킨이라는 사람과 라빈스라는 사람이 합작해서 만든 거죠. 두 사람이 마음을 맞춰서 일종의 조인트 벤처를 만들었는데 아이스크림 회사를 키워서 미국에서 유명해졌어. 전 세계적으로 장사가 잘 되잖아. 베스킨이라는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팔면서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은 나머지 비만도 되고 심장병이 생겨서 먼저 죽었어. 그리고 라빈스라는 사람도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고 몸이 안 좋아져서 아들에게 물러 줘야겠다고 하면서 아들을 불렀어. 그 아들 이름이 존 라빈스야. 거부했지. 돈 많은 아버지 회장님이 아들에게 아들아 내가 회사를 이렇게 많이 키웠으니 이젠 창창한 네가 회사를 물려받아서 잘 경영해라 했더니 두가지 이유로 아버지 못하겠습니다 했습니다.
파이의 원천차원에서 동물들을 사육하는데 동물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봅시다. 항생제 호르몬제 성장촉진제 이렇게 좁게 가두어서 소를 키워서 젖을 짜서 유제품을 만들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거 이거 너무나 비인간적이 아니라 비동물적입니다. 반인권적인게 아니라 반동물권적이라고 얘기하는 거죠. 두 번째 소를 키우는데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 곡물이 14kg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소고기를 좀 덜 먹는다면 그 곡물을 저 죽어가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주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두가지 차원에서 하나는 분배의 차원에서 하나는 원천의 차원에서 저는 정말 못하겠습니다. 착한 아들이죠 그죠? 무턱대고 아버지를 욕하는 게 아니라 겸손하고 정중하게 나름의 철학을 대면서 거절했죠. 그래서 아이스크림 자체는 훌륭한 먹을거리가 아니지만 선생님도 그 존 라빈스가 생각나서 가끔씩 아이스크림 사죠.
아이스크림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정신을 염두해두고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죠.

파이의 크기를 강조하는 사람들. 대부분 우리나라 정치가들도 그렇고 기업가들도 그렇고 대부분 파이를 키우는 것에서는 동의하죠. 파이 키우는 게 나쁘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있어요? 거의 없죠.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집도 큰집에서 살고 싶고 자동차도 큰 차 타고 싶고먹는 것도 무한정 먹고 싶고. 한 없이 먹을 적에 배불러도 맛있으니까 갈비 막 뜯어 먹고 살이 푹푹찌고 한계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은 일년에 얼마씩 돈을 내고 헬스하죠. 차 몰고 가서 헬스한다 말이죠. 배고프니까 또 이렇게 먹고 또 찌니까 뛰죠. 여러분 자동차가 처음에는 편리한데 부모님들하고 휴가철에 놀러갈 때 차가 밀리면 짜증나죠. 시간이 갈수록 휴가 가는 시간이 길어집디까, 짧아집디까? 길어지죠.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가 아름답고 좋은 곳을 찾아가는 거리가 가면 갈수록 멀어질까요, 가까워질까요? 멀어질 것 같죠?
여러분 중 어느 누구도 휴가철이 되면 부모님 손을 잡고 도시 한 복판의 게임장에서 게임만 하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죠. 선생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냐면 파이를 키우기는 키우는데 우리가 그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파이는 뭐 할 때 필요하냐면 식의주인데, 보통 말하는 의식주죠. 선생님이 보기에는 옷보다도 먹는 게 더 급하죠. 여러분들 중 안 그런 사람도 있나요? 나는 배를 좀 골아서 옷을 사고 싶어요. 하는 사람. 식사하는 게 더 중요하겠죠?
우리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식의주를 중요시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어느 정도 파이를 만들어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돈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거죠. 여러분들 생각에 식의주말고 또 뭐가 필요할까요?
-가족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해서 주거공간이 필요하죠. 그것도 식의주에 들어가겠죠.
-친구
네 좋습니다. 친구 사교. 좋은 인간관계죠.
-돈
요 안에 당연히 돈이 있는거죠. 있는데 뭐를 해결하기 위해 있냐는 거죠. 각종문화생활을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요. 신문도 보고 책도 사보고 연극이나 영화도 보고 뮤지컬도 보고 예술의 전당 가끔 오는데 여러분들 못 만난 것 같아. 자주는 못가겠지만 한 달에 한 두 번이라도 갈 수 있으면 좋겠죠. 하여간 우리가 살아가는데 식의주 플러스 문화, 친교 대단히 중요한 거죠. 식의주만 해결하는 것도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세상에는 식의주 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세계가 백 명의 마을이라면 이런 책 있죠. 얇은 책이요. 들어본 적 있어요? 거기에 보면 몇 퍼센트는 남자고 몇 퍼센트는 여자고, 몇 퍼센트는 밥을 제때 찾아먹고 있고 몇 퍼센트는 굶주리고 있고, 등등 이런 게 나오잖아요.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이
영어 다 쓰고 있는 것 같지만 영어 쓰는 사람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 수 있죠.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서 영어 모르면 여러 가지 불편한 게 있지만 반드시 영어가 대다수의 언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식의주 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거죠. 그래서 크기를 키우되 분배 문제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 집에서 형제 자매가 없고 혼자인 사람 손 들어보세요.
두 사람인 사람? 세 사람인 사람? 네 사람인 사람?
네 사람인 사람도 있네요. 형제가 많을수록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는데 어릴 적에 수박 같은 거 나눠먹을 때 안 좋은 점도 있죠. 나눠먹으면 싸움이 안 나겠죠. 대개는 어때요. 서로 큰 거 먹으려 하잖아요. 같은 사과를 두 형제나 두 자매나 두 오누이가 사이좋게 나눠먹는 게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형이 자르고 사과를 먼저 고를 권리를 동생에게 주는 거에요.
정확하네. 형이든 동생이든 고정할 필요는 없는데 한 사람에게는 자를 권리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선택할 권리를 주면 자르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가급적이면 똑같이 자르려고 노력하겠지. 그렇게 하면 자기가 잘랐으니까 조금 밑지더라도 억울하지 않겠지. 그리고 사실은 더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모양은 다르지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게 중요해요.
만약에 내가 대통령이라면 여러분들에게 교복을 입을 권리와 안 입을 권리를 부여하겠어요. 좋아 안좋아? 무조건 입게 하는 게 좋을까? 무조건 안 입게 하는 게 좋을까? 머리, 길이를 단속하는 게 좋을까 자유롭게 하는 게 좋을까? 자기가 선택하게 하는 게 좋겠죠.
그런 식으로 청소년 때부터 사춘기 지나면서부터는 스스로 일에 생각하고 선택할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게 좋아요. 부모님이 계시지만 부모님이 초등학교 때처럼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야. 어느 순간이 되면 여러분들 부모님 곁을 떠나서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돼. 부모님이 살아계신다 하더라도 독립적으로 살아야 할 때가 있고, 또 물리적으로 보더라도 부모님이 먼저 돌아가시는 게 옳은 거야. 그렇지? 부모님이 살아계시든 안 살아계시든 독립적으로 여러분들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들 요 나이 때 부터는 서서히 독립할 준비를 해야 하죠. 그게 선생님이 세 번째로 얘기하고 싶었던 건데, 가장 중요한 세가지는 가족독립, 주거독립, 경제 독립이에요. 이건 좀 후에 다시 얘기하고 다시 분배 얘기를 할게요.

분배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함께 성장하기 위해 파이를 키웠는데 너무 양극화 되어서 한쪽은 많이 가져가고 한쪽은 적게 가져가는 것 별로 안 좋겠지. 골고루 사는 사회가 좋겠지. 그게 원칙이지만 그거 하나만으로 이야기하기엔 부족한 측면이 있어요. 우리가 기계적으로 평등하게 만들자는 것은 상당히 인간적일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일할 때 펑펑 놀았어.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땀흘리면서 일했어요. 근데 나중에 나눠주는 것은 비슷하게 나눠줬어. 비슷하게 나눠주는 것은 참 아름답고 훌륭한 일이지만 일한 사람 입장에서 보면 펑펑 논 사람이 있는 반면에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있단 말이지. 그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경쟁을 시키는데 패자에게도 최소한은 준다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되겠다. 경쟁을 안 시키면 노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에 경쟁을 시키자. 이런 말이죠.
-저 같으면 자를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은 못 살잖아.
-그 한 사람에 의해 다른 사람이 영향을 미치면 한 사람을 희생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룰을 우리가 생각해보자는 거거든요. 우리 친구는 경쟁을 시키되 최소한을 보장해 주자는 거고 여기는 정말 게으름 피우는 사람은 자름으로써 잘릴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에 열심히 하겠다는 거죠. 또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열심히 한만큼을 잘 측정해서 열심히 한만큼 비례적으로 주면 될 거 아니야. 열심히 한 사람에게 많이 주고 안 한 사람에게 적게 주면 대부분 열심히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럴 경우에 또 문제가 있어.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죠. 또?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있다
맞습니다. 공정한 룰 자체에 들어가기 어려운, 출발점 자체가 다른 사람이 있죠. 장애가 있다든지, 그 분야의 지식이 부족하다든지, 의지가 약하다든지, 다양한 사람이 있죠. 또? 또 생길 수 있는 문제점. 상대평가가 있고 절대평가가 있죠. 열심히 한 사람에게 많이 주고 열심히 안 한 사람에게 적게 준다 하더라도 그 열심히와 열심히 안 한 것을 상대평가로 하느냐 절대평가로 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잘 생각해 봐요. 여러분들 아무리 95점을 받아도 다른 애들이 다 100점 받으면 나 꼴지. 그 이야기거든. 이게 상대평가에요. 이게 더 옳을까. 절대평가, 모든 사람이 어려운 기준이지만 어렵게 해서라도 기준을 세워놓고 70점 이상만 되면 운전면허증 주듯이 각자가 70점 이상만 달성하면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면 그것이 절대평가죠. 그런 것도 고민이 되는 게 분배의 문제죠. 그걸 평등성의 문제, 모두가 비슷하게 나눠준다는 차원도 있지만 공정하게 나눠준다. 열심히 한 사람에게는 많이 주고 적게 한 사람에게는 적게주는 거죠. 만 19세 이상이면 다 한 표 씩이죠. 그게 평등이라면 공정하다는 것은 노력한 것에 상응해서 그거 조차도 절대 평가로 할 것인가 상대평가로 할 것인가 고민해 봐야죠. 그런데 지금 현재 자본주의는 상대평가에요. 학교도 그렇죠? 아무리 백점 맞아도 전부다 백점 맞아버리면 일등하면서 꼴지야. 그런데 아무도 60점을 달성 못했어. 전부다 50점 이하야. 그런데 나 혼자 55점을 맞았어.
그래도 일등이잖아. 100점 기준에 볼 때면 70점도 안 되지만. 상대평가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있죠. 절대 평가라면 선생님 분야 별로 이 분야에서 이 정도는 해야 통과할 수 있어요 라고 한다면 나름대로 열심히 할 거 아니야. 70점 넘어가면 합격. 이 정도면 너 훌륭해. 다른 애들보다 잘하고 못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네 내면의 실력이 중요해. 만약에 학교 공부를 그렇게 한다면 훨씬 덜 스트레스 받겠죠. 선생님이 만약 대통령이라면 그런 거 하고 싶어. 절대평가. 기업도 우리기업이 아무리 양심적으로 열심히 직원들을 잘 챙기고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 한들, 그것보다 더 값싼 제품을 옆 경쟁사에서 내놓으면 우리 망할 수 있어. 이게 상대평가의 원리거든. 나중에 우리가 만든 파이를 누가 다 가져갈 것인가? 경쟁력이 센 기업이 다 가져간단 말이지. 그렇게 되다 보니 양심적으로 한 회사도 망할 수 있어. 오히려 비양심적으로 한 회사가 더 큰 파이를 가져갈 수 있어. 이는 공정하지 않은 거지. 그런 의미에서 경제의 공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룰을 바꿔야 해요. 지금 현재 경제에 문제가 많아요. 양심적으로 할수록 망하기가 쉽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려면 굉장한 노력들이 필요하죠. 아까 선생님이 오늘 아침에 썼다는 글 속에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 세상의 다른 대통령을 만나서 이렇게 무한정으로 자기 목숨까지 잃어가면서 죽어가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일을 해서 상품경쟁을 하는 시스템은 안 되겠다는 협약을 하자.
그런 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들은 왕따시키자. WTO든 IMF든 WORLD BANK든 우리의 이런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저들을 왕따시키자.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여러분들 한사람이 꿈꾸면 꿈으로 남지만 우리 모두가 꿈꾸면 현실이 됩니다. 그죠? 모두가 원하면 현실로 만들 수 있잖아. 오늘만 꿈꾸면 꿈으로 남겠지만 오늘도 꿈꾸고 내일도 꿈꾸고 모레도 꿈꾸고, 또 대전에서만 꿈꾸는 게 아니라 조치원도 꿈꾸고 서울도 꿈꾸고 부산도 꿈꾸고 광주도 꿈꾸면 현실이 됩니다. 꿈이 중요한 거에요. 오늘부터 여러분들 선생님 얘기처럼 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이런 것 하고 싶다고 스무 개 씩 써보세요. 다음 만날 때까지 숙제입니다. 여러분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대통령 될 수 있어요. 그죠? 그랬을 때 다른 사람이 했던 것 따라하고 싶어요. 이거 이상한 거예요. 그게 아니라 정말 자기 소신 있게 나만 행복한 게 아니라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할 방법이 뭐가 있겠느냐 이걸 한번 스무 개 씩 써 봐요.
다시 원천의 문제로 다시 한번 돌아가서 크게 보면 사람의 문제가 있고 자연의 문제가 있어요. 여러분들 식객이라는 영화 보셨어요? 학교에서는 봤다고 하면 공부 안하고 영화봤지? 하겠지만 이 자리에서는 정말 잘했다고 그래요. 좋은 영화 많이 봐야 해요. 좋은 영화 많이 보고 좋은 책 많이 보는 게 좋은 거예요. 여러분들 인격을 양성하는데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예요. 선생님이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교과서만 봤어요. 시험 친다고 하면 교과서를 스무 번씩 봤어요. 거짓말 좀 보태서. 그래서 샅샅이 공부하니까 시험문제가 너무 쉬워서 선생님 좀 어렵게 내주세요 했어요. 그러니 나중에서 선생님이 니 공부는 잘하는데 너무 교과서만 읽는다. 나중에 고등학교 들어가면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라 했어요. 그 말씀을 명심하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선생님은 고등학교를 사년 동안 다녔어요. 대학을 일 년 늦게 갔는데 그렇다고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그 당시로는 서운했죠. 지나온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때 재수하던 과정조차도 내 인생이었어. 나는 재수하면서 우울하게 지내지 않았어. 고향 친구들과 함께 자장면도 사먹고 삼류극장에 가서 영화 두 세 개씩 보고 즐겁게 보냈어.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나름 성숙한 것 같은데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교과서만 보면 좁은 사람이 되기 쉬워요. 다양한 책을 읽으면 그게 인격이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거예요.
식객에서 약간 소풍을 갔는데 소풍 돌아옵니다. 식객에서 이런 얘기가 나와요. 이 세상에 가장 맛있는 음식의 가짓수는 네모다. 뭐다?
-엄마다
네. 역시 어머니가 맞추셨네요. 이 세상 모든 어머니 수와 같다. 잘 들어보세요. 이 세상 맛있는 음식의 가짓수는 이 세상 어머니 수와 같다. 왜 그럴까. 여러분들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죠?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희는 아버지가 요리를 잘 하세요.
어머니든 아버지든 가장 가까운 어른이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다. 일반적으로 맞는 얘기죠. 물론 예외도 있죠. 어렸을 적 맨날 피자, 햄버거, 라면 끓어먹어 요리할 줄 모르면 그렇게 되겠죠. 그 이야기에서 핵심은 뭐냐면 어머니, 아버지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 가장 맛있는 거다. 따뜻한 마음이 들어간 음식이 가장 맛있는 거다. 이 파이가 바로 그런 거에요. 사람들이 일을 하는데 공장에서 음식을 만들 거나 서비스를 하더라도 정성으로 만든 것은 좋은 품질이 나와요. 정성이 깃들지 않고 대충 눈가림을 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생겨요. 두 번째는 자연, 원료, 자원인데 가구회사다. 나무가 필요하다. 나무를 함부로 훼손해 온 회사가 있는 반면 숲을 잘 가꾸면서 일부만 간벌해서 일부만 쓰는 회사가 있겠죠. 함부로 남벌하는 회사는 값은 싸겠지만 후손을 위해 안 좋고 산사태도 나고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겠죠. 숲이 있음으로써 이산화탄소 흡수도 하고 좋은 공기도 뿜어주고 바람도 만들어주고 물도 흐르게 해주는데 이런 원리를 우리가 생각해보면 원료를 쓰는데도 자연환경을 잘 생각하고 조달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차이를 알 수 있어요. 만약에 여러분들이 나중에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 세 번째 주제로 가서 경제적 독립인데 이것의 핵심은 스스로 일을 해서 소득으로 먹고 살 건덕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럴 때 판단의 기준이 뭐가 되야 할까.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기업으로 가야 돼. 그게 제일 중요해. 1번. 2번 뭘까. 월급을 적절하게 준다든지.
-내 성격에 맞는 회사
하고 싶은 일과 크게 보면 같은 거겠죠.
-불법적이지 않은 회사

양심껏 경영하는 회사. 좀 전에 얘기했던 그런 것도 포함되겠죠. 일차적으로는 내가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회사. 적성이나 성격에 맞아야겠죠. 내가 원하는 적정한 소득을 제공하는 회사, 양심적인 회사. 적정한 소득 속에는 분배를 좀 고르게 하는 회사죠. 파이의 크기나 성장이나 원천의 차원에서 양심적으로 하는 회사. 또 뭐가 있을까?
-회사라는 틀이 아닌데요.
뭐하고 싶은데?
-영화감독이요.
요 틀은 아니네. 일차적으로 적성이네. 소득이 많지 않아도 된다. 일단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겠다. 그런 소신이 필요해요. 어떤 사람들은 엄마 이거 하고 싶어요. 하면 대개 어른들은 그래가지고 먹고 살겠나 하죠. 그건 바람직한 게 아니에요. 일단은 긍정을 해야 하는 거예요. 여러분들 산입에 거미줄 안친다는 말 있죠. 산입에 거미줄 안칩니다. 영화감독을 하려는데 부모님이 형편이 되어서 밀어주면 더 좋지만 형편이 안 되면 그래 좋습니다. 형편이 안 되면 몇 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영화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돈을 내가 벌어서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밑에서 배우겠습니다. 이런 소신을 가지고 달려가면 되는 거예요. 내가 일을 하더라도 얼마나 즐겁겠어? 영화감독의 입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벌써 재료를 모으기 시작해요. 모아서 내가 배우고 싶은 선생님에게 달려가면 얼마나 즐겁겠어. 열심히 배웠는데 선생님 돈이 다 떨어졌습니다. 그럼 선생님에 따라서는 그래 노가다 더 뛰고 오너라 하는 선생님도 있는 반면에 네 실력을 보니 조감독으로 따라다녀도 되겠다 하는 선생님도 있어요. 자꾸 그런 기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게 되어 있어요. 한가지 목표와 꿈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길을 달려가면서 길이 저절로 열려. 여러분들 산길이 옛날부터 있는 것 같지만 최고 처음에는 걸어간 사람들이 많이 다니니까 길이 생긴 거 아니에요. 가족,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존재했지만 앞으로 여러분은 가족을 만들어 가야해요. 길이 있어 왔지만 또 만들어 가야 하는 거예요. 그게 자기 인생의 길이에요. 자기 인생의 길을 걸어갈 사람은 주체적인 준비가 되야 해요. 나의 개념이 서야 하고 내 꿈이 서야 하고 소신이 서야 하고 철학이 있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하는 공부는 정말 신바람 나죠.
그게 여러분들이 앞으로 경제생활을 하는 준비과정인데 가족으로부터 독립하고 주거로부터 독립하는데 처음에는 부모님이 도와주시겠지. 어느 정도는. 형편에 따라 도와주는 거겠죠.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은 사실은 정서적인 독립이거든. 일부는 여러분들이 어른들과 살면서도 연습해야 해요. 부모님이 일이 바쁘거나 건강이 안 좋으시거나 식사라든지 온갖 집안일을 못 도와 줄 적에 내가 혼자 할 수 있어야 해요. 빨래라든지, 밥이라든지, 반찬이라든지, 경우에 따라 동생을 보살핀다든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수 있겠죠. 대부분은 어머니의 부담으로 되어 있는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온 가족이 나눠서 하는 거겠죠. 많은 경우 학생들은 공부만 하라 하고 어머니가 다 하는데 사실 바람직한 거 아니죠. 특히 청소 같은 거. 학교에 가면 화장실 청소 벌로써 합니다. 이거 아주 잘못된 거예요. 모든 사람이 다 기본적으로 화장실 가야 하고 써야 하니까 모두 다 해야 하는 거예요. 얼굴 씻고 손 씻듯 화장실도 청소해줘야 합니다. 청소를 기본적인 생활로 해야지 벌로 하는 건 잘못된 거예요. 또 그런 일들을 어머니만 하는 것도 잘못된 거죠. 어떻게 생각해요? 맞죠?

좀 재미가 없어지나보다. 정서적인 독립은 그것뿐만 아니라 이제 내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어머니 아버지 생각도 중요하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여러분들 속으로 끙끙 앓고 말을 하지 않으면 어른들이 몰라주는 경우가 많아요. 표현하는 방식은 예의를 갖추되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두 세대 내지는 세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에요. 그리고 부모님들이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여러분들의 학교 공부나 학교 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는 것 이상으로 몇배 스트레스를 받으시거든요. 어른들이나 여러분들이 서로가 서로의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접근해야 되요. 그러지 않고 왜 나만 몰라 주나요 주장하면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튕겨나가고 거꾸로 어른들이 그러면 여러분들이 튕겨 나가죠. 소통이 안 되요.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대단히 중요합니다.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 하면, 고슴도치 아시죠? 고슴도치가 침이 많죠? 본 적 있어요? 추운 겨울에 엄마 고슴도치가 아가 고슴도치를 꽉 껴안았어요. 그럼 어떻게 될까. 아프지. 아야 하고 떨어졌어요. 너무 떨어지니까 추워. 그래서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서로 찌르지 않으면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찾을 수 있겠죠. 집집마다 이 거리가 아주 가까워야 하는 집이 있을 수 있고 조금 멀어야 하는 집이 있을 수 있어요.
이 거리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 정서적으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이죠. 그리고 여기 어머니들이 와 계시니까. 여러분들도 알아야 하지만 어른들이 더 알아야 하는데 청소년을 정의하는 방법이 한국이나 미국같은 경우에는 만 18세 내지는 만 20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 이렇게 말하죠. 그런데 유럽에서는 날마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정의해요. 매일 같이 어른이 되고 있다고 과정적으로 정의해요. 딱 잘라서 몇 살 결과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과정적으로 정의해요. 인생을 그렇게 바라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여러분들 초등학교 때의 행복을 중학교로 미루고, 중학교 때의 행복을 고등학교로 미루고, 고등학교 때의 행복을 대학교로 미루고. 대학 가도 만만치 않아요. 나중에 취직 이후로 미루고 취직해도 주중의 행복을 주말로 미루고 주말의 행복을 휴가로 미루고 휴가의 행복을 정년이후로 미루고 나중에 진짜 행복은 공동 묘지에 가서 가만히 누워서 어허 내 행복 어디있나 하죠. 이미 늦었어요. 날마다 매 순간 아침에 해 뜨는 순간 행복감을 느껴야 하고 또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그 순간에 행복을 나눠야 해요. 식사할 때는 한 끼 대충 때웠다가 아니라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고 있다는 행복감을 느껴야 해요. 저녁에는 해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비가 올 때는 비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밤에는 별이 뜨는 것을 보면서 날마다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끊임없이 미루는 사람. 지금은 십년동안 고생하고 다음에 무지막지하게 행복하자. 그럼 안 옵니다. 고생만 하다 갑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자리에 왔어도 자기한테 와 닿는 게 있으면 그 속에서 나름대로 행복감을 가지면 됩니다. 결과적으로만 생각하면 그 사람 행복하기 힘듭니다. 어떤 훌룡한 사람의 글 속에 이런 글이 나오죠. 나는 젊었을 때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해치우고 나면 나중에 정말 행복한 유토피아, 장밋빛 인생이 올 줄 알았다. 그런데 6,70세 내 나이에서 뒤돌아보니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해치우는 과정이 내 인생이었다. 내 청춘을 돌려줘 해봐야 안 돌려줘요. 어른들은 이렇게 말해요. 학생들은 공부만 열심히 해. 직장에서는 일만 열심히 해. 그럼 언제 행복하냐 물으면 노후에 하라고 해요. 노후에 언제 행복해집니까. 노후에 행복 느낄려고 여행하려면 아이고 무릎이야, 아이고 다리야. 그러고 있는데 자식들은 손자 손녀 갖다 맞겨 그러면 인생 다 가버리는 거죠. 애 봐주는 것은 좋아. 그런데 자기 인생은 어디 있냐는 것이죠. 공부하느라고 일하느라고 인생 다 보내고 언제 내 행복을 찾을 수 있나. 공부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휴식과 문화생활을 같이 향유하면서 사는게 여러분들 입장에서 살림살이를 잘 하는 거예요. 이게 좋은 경제죠. 소비 생활도 대단히 중요해요. 잘 벌기도 해야 하지만 잘 쓰기도 해야 해요.
잘 못 쓰는 케이스가 몇 가지 있어요. 남이 샀으니까 나도 사야지. 내 필요는 생각하지 않고 선망과 시기와 경쟁 속에서 남들이 했으니까 우리도 나도. 내가 필요하다면 괜찮아요. 필요하지 않은데 내 친구가 하니까 나도. 두 번째, 열 개 사면 한 개 더 주지 넘어가면 안돼. 나중에 보면 썩어서 버리는 게 더 많아. 대형마트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 더 하면 대형마트에서 일단은 싸게 사는 것 좋죠. 그런데 거기에 따르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해요. 일단 지역경제 작은 가게들이 망해요. 그 다음에 대형마트에 흘러간 돈은 수도권으로 모이고 수도권에 모인 돈은 또 외국으로 빠져 나가고. 이런 식으로 우리의 살림살이, 돌고 도는 돈이 제대로 돌지 못하고 빠져버려. 또 그 값싼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비정규직이라든지 인간 노동력의 인건비를 너무 쥐어짜. 그 생산하는 공장의 사장님들 작은 공장의 사장님들한테 짜게 달라고 거기를 쪼아대면 또 그 회사가 더 죄어야 할 거 아니에요. 우리는 값싸게 사지만 값싸게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쪼아 대겠어. 쪼아대니까 자연을 훼손하면서 원료를 공급하고 고급 재료를 쓰기보다 맨라민 같은 재료를 쓰고 하는 거죠. 소비자로써 적정한 가격을 지불할 자세가 되어야 해요.
그런 것 중 하나가 공정무역이죠. 커피를 사먹되 다른 것 보다 좀 비싸게 주더라도 제대로 된 걸 사자. 거기에 생산하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하자. 이런 거죠. 예를 들어 축구공이라든지 장난감이라든지. 여러분들 어릴 때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가면 몇 만원 치 사면 장난감 주죠. 장난감이 어디서 만들어졌냐. 중국이나 방글라데시의 7살 난 아이들이 손에 진물나면서 만든거에요. 선진국에서는 애들을 꼬시기 위해서 후진국에서는 애들 학교도 못 가게 하고 노예처럼 일을 시키는 현실이 잘못된 경제 속에 있는 겁니다. 그런 걸 우리가 깨우쳐야 합니다. 소비 생활의 윤리적으로 건강하고 깨어있는 소비자가 필요합니다. 깨어있는 소비자는 생산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회사에 전화해서 왜 잘못된 물건을 만드세요, 이것 만들지 마세요 라든지. 너무 싼 물건을 찾기 시작하면 잘못된 물건을 만드니까 안 팔리면 안 만들 거 아니에요. 건강하게 만들고 거기에서 나오는 소득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를 중요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구를 구한다는 차원은 우리 어른들과 여러분은 지금을 살아가지만 여러분들이 결혼해서 자녀를 낳는다. 분명 10년 20년 뒤에는 그렇게 될 거란 말이죠. 그렇게 되면 그 아이들이 또 오염되지 않고 맑은 공기 건강한 음식 먹으며 살아가야 하잖아요.
선생님이 최근에 <고릴라 이스마엘>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그 책에는 이런 질문이 있어요. 과연 이 세상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할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니까 이 세상을 함부로 해도 좋을까? 아니죠. 여러분들이 읽었던 어떤 책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있고 나무야 두고 보자인가?(<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사노 요코) 그런 책도 있죠. 어떤 사람이 마당에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가 경치 보는데 걸리기도 하고 공놀이 하는데 걸리기도 하고 귀찮아 잘라버렸어. 잘라버렸는데 갑자기 시공간이 없어지고 시원한 공기도 없어지고 나무가 없어지고 나서 후회한다는 얘기에요. 결국은 자연은 인간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다 각자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다 소중하다는 거죠. 돌맹이조차도 소중한 존재에요. 강가에 축대 쌓아 논 돌맹이 있잖아. 돌맹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인간의 입장에서 소중한데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관점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경제생활을 하게 되면 보다 겸손하고 보다 조심스럽고 보다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다. 그렇게 되어야지만 후손들에게도 이 세상을 건강하게 물려줄 수 있다. 후손들에게 수 억 원의 돈을 물려주면 후손을 망가뜨려요. 하지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면 행복하게 살 거예요. 내 강연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질문 : 선생님은 어떨 때 행복하시나요? 행복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답변 : 선생님이 행복할 때는 많아요. 첫 번째 책 속에 빠져들 때, 두 번째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할 때, 물론 소주 한잔 할때도. 세 번째 여러분과 같은 학생과 강의할 때도. 강의할 적에 집중하는 학생이 많으면 행복하겠지. 그 다음에 선생님이 논문도 쓰고 책도 내고 그러는데 독자들이 호응을 해 줄 때. 메일을 보내주든지 편지를 보내주든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올 때죠. 행복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 분노하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긍정적 사고의 힘이라고 들어봤죠. 이 컵에 물이 반잔 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이나 남아있구나 하는 사람도 있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내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앞으로 왠만한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겠구나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극복할 수 있어요. 선생님 같은 경우 3년 동안 거대한 건설자본과 싸웠거든. 경우에 따라서 내 목숨이 왔다갔다 할 상황이었는데 이런 기회가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건설 자본의 생리를 알 수 있었을까, 검찰과 경찰과 공무원과 기업가들이 한 통속이 되어서 한 마을을 망가뜨리고 있구나 샅샅이 파헤쳤거든. 긍정적인 사고죠. 그런 엉터리 같은 사업이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이장까지 할 수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