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애기물잠자리가 자태를 드러내며 앉아 있다. 인기척이 있음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한참을 물끄러미 보다 만지면 바스라질 것 같은 날개에 손을 댄다. 아무런 무게도 느껴지지 않은 정도의 가벼움. 작은 꼬리엔 하늘을 물에 담은 하늘색 한점.
조심조심 사무실을 나와 흐린 하늘, 손가락의 무게를 주지 않고 날려보낸다. 스르르 스르르. 엄청난 속도의 물잠자리가 손안에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바람보다 빠르게 날개짓하여 날아간다.
덧글. 며칠내내 꿈속에선 날카로운 외사랑님들이 다녀가신다. 풋풋한 마음을 다독여준다. 벌써 삶의 절반이 훨씬 지난 일이건만. 한번도 잡아보질 못하던 그 물잠자리를 오목한 사랑으로 손 안에 담아보다니. 그렇게 스르르 스르르 풀려나면 좋겠다. 향기로운 여운들을 마음에 않은 채로 하루하루 삶의 하늘이 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