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의 깃발
엄숙한 회의의 물밑작업. 말투의 꼬투리를 잘라 집어들고 흔든다. 까르르까르르. 거시기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얼렁얼렁 휘감아서 흔드는 깃발. 수다의 깃발. 엄숙함이 머무르는 거기. 떠드는 사람의 연대가 회의를 살린다. 밥먹고 하자던 연대의 아련한 기억이 머물러야 하는 여기. 수다가 밥먹여주는 시대. 엄숙의 가교 사이. 수다는 번지고, 안개처럼 희윰해져 이슬비로 엄숙의 가교 위를 나린다. 팔랑팔랑 나비처럼 모임사이를 비집고 향을 팡팡 터뜨린다. 웃음 팡~, 미소 펑~. 수직의 날카로운 직선은 수평 곡선의 버들잎을 물고 난다. 수다의 깃발의 물고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