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 리뷰

[시대를 건너는 법] 한겨레출판, 심야통신 - 재일조선인의 한사람으로서 일본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를 도며 내가 느낀 이 시대의 위기에 경종을 울릴 작정이었다.

곤란한 시대를 건너는 법 - 전쟁의 세기를 넘어 평화의 세기로 가려면, 가혹한 시대를 의연히 버텨낸 내 어머니 같은 마이너리티들의 '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전쟁 체제로 전락해가고 있는 지금의 일본에서 지식인의 책임을 자각하고 저항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너무 적다. 동료들과 <전야>라는 잡지를 창간했을 때 나는 저 암흑의 1960년대에 <창작과 비평>을 창간한 조국 사람들의 비장한 결의와 고매한 사명감을 떠올리고 있었다.

'모어'라는 감옥 - 윤동주의 서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의 일어 번역은 '살아 있는 것'으로 바꿔 저항 색을 지웠다. 번역이 때로 오해와 대립의 씨앗이 될 진대 지배자의 언어에 갇힌 난 어쩌란 말인가

전 세계의 소수자들은 분단돼 있고 서로 소통하기 어렵다. 하지만 공통의 역경을 체험하고 공통의 문제로 고뇌하고 있다. 그것을 알려는 노력이 '연대'로 가는 첫걸음이다. 일본에서는 죽어버린 말이 여기서는 아직 살아 있다.

어느 혁명가의 생애 - 우리는 건설하지 않는다. 우리는 파괴한다. 우리는 새로운 진리를 선언하지 않는다. 우리는 낡은 허위를 폐지한다. 현대인은 그저 다리를 놓을 뿐이다. 다른, 아직 누구인지 모르는 미래의 사람이 그 다리를 건너갈 것이다. 너는 그것을 볼지 모르겠다. 이쪽 강변에 언제까지나 있어서는 안 된다. 오점 없는 반동으로 구원받기보다는 혁명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이 낫다. 혁명의, 위대한 사회변혁의 종교만이 내가 너에게 전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종교다.....너의 세대가 되면 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것을 얘기하라. 거기에서는 일찍이 사람들이 내 얘기를 사랑했으니 아마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이성과 개인의 자유, 우애와 맹세하고 너의 여행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하노라. 게르첸-낭만적 망명자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일본 NHK 제작 [ETV2003 아우슈비츠 증언자는 왜 자살했나 - 작가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2003년 2월 5,6 NHK 교육방송에서

정치폭력은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서 조금이나마 경감되기는커녕 오히려 절망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일상화되어 잇다. 이미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이라크나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에 경악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그뿐인가. 자신에게 닥친 위험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다. 역유토피아가 일상이 된 것이다. 

 

 

 

[소년의 눈물],돌베개

하지만 나는 울지도, 뒤돌아서지도 않습니다. 일단 갈림길에 앉아 잠시 쉬거나 아니면 한숨 잠에 듭니다. 그러다 걸어갈 만한 길을 골라 다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길을 가다가 혹여 호랑이라도 만난다면, 나는 나무로 기어올라갑니다. 그리고 호랑이가 주린 배를 달래다 못해 자리를 떠나간 뒤 나무에서 내려옵니다. 만일 호랑이가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킨다면, 나 역시 나무 위에서 굶어죽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앞에서 나무에 내 몸을 끈으로 꽁꽁 묶어두고 시체가 될지언정, 절대 호랑이에게 내 몸을 주지않겠습니다. [갈림길] 루쉰

사실 전사의 일상생활이란, 결코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노래하고 울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또 노래하고 울어야 할 것과 무관한 일도 없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전사의 삶이다. [이것도 생활이다]의 한구절

생각해보면 희망이란 본래 존재한다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희망은 대지 위에 난 길과 같다. 애초부터 땅 위에 길이란 없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히 그곳이 길이 되기 때문이다. 루쉰의 [고향] 가운데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돌베개 박열,가네코 후미코,안중근, 윤동주 

 

 

 

  

[교양, 모든 것의 시작] 노마드북스 
 

 

 

 

뱀발.  

1. 서경식님이 궁금해 책반납해야한다는 핑계를 대어 온전한 내시간을 가졌다.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정작 보고싶었던 서양미술순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서가에서 찾다보니 책들 모두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지금의 일본과 근대의 숨결, 복제판 우리에 대해, 그리고 슬픔-아픔, 그림순례, 단아한 글솜씨는 적절한 입문이 아닌가 싶다. 책들 내용이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아니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에 방점을 찍어서인지 이책을 위주로 해서 소개된 책들을 가볍게? 읽으시면 그런대로 서경식입문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 서경식님의 생각결을 따라가다보니 루쉰이 당당히 버티고 서있다. 루쉰을 깊숙히 파고들고 싶었는데, 그 맥락을 지금의 일본과 우리를 연결싶어 짚어내는 분은 이분말고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 이영희교수님 말고는... ... 소개된 루쉰 책들을 보고싶은 궁금증이 인다. 많이 번역되었으면 좋겠는데, 찾아봐야겠다.  

3. 도서관에 전원도 쓸 수 있어 작은 노트북으로 메모를 겸하니 다시 상기할 필요가 없어 편하긴하다. 그리고 말미 가벼운 책들을 빌려오고, 몸도 가볍게 달님으로 보해주다. 안개가 몹시도 짙다. 내일은 햇살도 녹음도 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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